<숙소에서 기르던 노새/망아지/당나귀 중 하나 -_->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아름다운 숙소를 떠났다. 일정대로 엑상프로방스로 갔다. 12시 좀 전에 도착했는데, 12시부터 2시까지 점심시간인 곳이 많아 바로 볼 곳은 많지 않았다. 관광안내소에서 빨리 가면 생소버 성당(Cathédrale St-Sauveur)을 볼 수 있을 거라 하여 성당으로 향했다. 그러나 도착하니 12시 다 되어갔고, 입장은 못 하였다.

 그래서 점심시간과 무관한 곳을 가기로 했다. 먼저 정원으로 향하였다. 작은 규모의 잘 꾸며놓은 정원이었다. 이후 동생이 지도를 보며 여기가 어디라고 하면서 돌아다녔는데, 큰 감흥은 없었다.






<생소버 성당>







<예수의 일대기를 조각해놓은 작품이 1번부터 14번까지 벽에 걸려있었다.>




 성당을 구경한 다음 아틀리에 폴 세잔(Atelier Paul Cézanne)으로 갔다. 말 그대로 작업실이었다. 작품도 없었고, 그냥 이 집에서 작업했다, 끝. 일행 덕에 학생 요금으로 들어갔는데, 제 요금 내고 들어갔으면 욕 나올 뻔 했다. 학생 요금으로 들어갔어도 어처구니없는 가격이었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지 말란다. 진짜 이 작가를 사랑하지 않는 이상 절대 비추!

 나는 니스까지 가는 시간 때문에 3시 반에는 출발하자고 했는데, 어영부영하다보니 4시가 다 돼갔다. 6시 반에 차를 반납하기로 했기에 마음이 급해진 나는 고속도로에서 마구...까진 아니었지만, 아무튼 상황 봐가며 계속 밟아댔다. 130 구간에서 140정도로 밟고, 가끔 150~160정도 올리는 수준. 외국은 카메라가 차를 뒤에서 찍기 때문에 어디 있는지 찾기 쉽지가 않았다. 한국처럼 몇 미터 남았다고 친절히 알려주는 거 같지도 않았다. 과속 요금이 날아오지 않을까 살짝 걱정은 되는데, 뭐, 앞 차랑 간격 비슷하게 유지하며 갔으니..ㅎㅎ

 6시 반에 차를 반납하기로 했는데 그 전에 숙소에 들러 짐을 내려야 했고, 기름도 넣어야했다. 6시 반 좀 되기 전에 니스 숙소 도착. 서둘러서 짐을 다 빼고 동생과 주유소로 향했다. 셀프 시스템이었는데, 셀프는 처음이라 낯설었다. 6시 반 좀 넘어서 니스 기차역에 도착한 후 키를 반납했다. 차가 어디 상했는지 꼼꼼히 살펴볼 줄 알았는데, '이상 없지?'라고 묻고 키 받고 끝. 좀 허무하긴 했다.

 니스에 도착하여 한 건 약국 찾기.-_- 니스 공항 근처에 큰 약국이 있고 거기서 유리아주 등 많은 의약/화장 제품을 싸게 판다는 정보를 듣고, 니스 시내에도 그런 곳이 있지 않을까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여긴 프랑스. 8시가 거의 다 된 때였기 때문에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고 있었다. 약국 몇 군데를 찾았는데 동네 약국이었기에 유리아주가 있거나 싸게 팔거나.. 그런 건 없었다.

 포기하고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 점심으로 샌드위치 하나 먹었다. - 밥집을 찾았다. 니스에 라따뚜이 맛있는 곳을 알아봤다고 하여 그 집으로 갔다. 그런데 또!!! 닫았다. 아무래도 오늘(월요일)은 휴일 같았다. 서글픈 마음으로 다른 식당을 찾아보기로 했다.

 트립 어드바이저로 겨우 찾은 음식점으로 갔는데 리비아 풍 음식점 같았다. 프랑스에서 프랑스 식 음식 한 번 제대로 못 먹고 리비아 음식이라니.... 마음엔 안 들었지만 내가 다른 음식점 찾을 능력도 안 되고, 그냥 먹기로 했다. 모로코에서 먹었던 샐러드 비슷한 것과, 닭고기를 살짝 튀긴 것, 디저트를 먹었다. 닭고기는 탄두리 치킨을 기대했는데 그런 건 아니었다. 디저트는 너무 달았다.

 정리 겸 엑상프로방스 얘기를 하자면, 다소 아쉬웠다. 엑상프로방스라는 이름에서 매우 매혹적인 느낌을 예상했었다. 프로방스라는 단어와 – 뜻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있어 보이는 단어 – 엑상이 만난 도시라니. 어떤 이미지를 그리며 기대하고 간 것까진 아니었지만, 조금은 뭔가가 부족했던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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