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는 호텔에서 묵었다. 일행이 호스텔월드에서 싸게 나왔기에 예약했다고 했는데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 호텔에서 주는 조식은 매우 좋았다. 빵, 베이컨, 소시지, 햄, 잼, 치즈, 시리얼, 요구르트 등 모든 게 풍족했다. 8시부터 11시까지라는 식사 시간도 만족스러웠다.

 꼬르도바는 안달루시아(Andalucía) 지방에 속해있다. 꼬르도바라는 지명은 이번 여행을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 그라나다, 세비아와 함께 안달루시아 최고의 명승지 세 곳으로로 꼽힌다고 한다. 한때 지구상에서 으뜸가는 선진적인 이슬람 도시로 여겨졌다고도 한다.

 10시 전까지 가면 무료입장이래서 서둘러 알카사르 데 로스 레이스 크리스띠아노스(Alcázar de  los Reyes Cristianos)로 갔는데, 아니었다. 유료 입장.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자고 아점을 먹고 나오는 거였는데. 알카사르 건물 자체는 중세 로마 양식 같았고, 큰 특징은 없었다. 대신 정원이 아름답게 꾸며있었다. 스페인 남부로 갈수록 이슬람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하던데, 정원에서 그런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정원에서 꽤 오랫동안 여유롭게 산책했다.


<사진이 거의 없는 알카사르 실내>


<알카사르 성벽(오른쪽)과 멀리 보이는 메스뀌따 성당>


<성벽 위에서 내려다본 알카사르 내 정원>









<알카사르 내 정원>


<까마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까맣고 노란 부리를 가진 새를 종종 볼 수 있다.>


<Aseos는 화장실>


 다음으로 메스뀌따 성당(Mezquita Catedral)으로 향했다. 메스뀌따는 영어로 mosque, 모스크, 즉 이슬람 사원을 뜻한다. 이슬람 사원으로 이용되다가 이 지방이 다시 기독교 세력으로 넘어가면서 성당으로 사용되었다.

 입장료가 8유로여서, 성당이 왜 이리 비싼 건지, 여느 성당과 비슷한 거 아닌가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이 묘한 아름다움이라니. 똘레도 대성당과 비슷하게 화려하면서도 넓었다. 똘레도 대성당의 크기에 압도되었었는데, 여기도 만만치 않았다. 똘레도보다 더욱 이슬람의 영향을 받은 구조와 형식이었다.




<메스뀌따 외관>


<붉은색 줄의 아치가 인상적이다>




<기둥, 천장, 벽 등 곳곳에서 이슬람 양식을 확인할 수 있다.>


<이슬람 양식의 화려한 돔>






<똘레도 대성당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양식.>


<메스뀌따 내 파띠오 데 로스 나란호스(Patio de los Naranjos, 오렌지 나무 마당)와 종탑>


 나와서 강변을 따라 걷기도 하며 주변 거리를 산책했다.


<강 건너편에서도 한 눈에 보이는 메스뀌따>


<로마교(Puente Romano)>


<Puerta del Puente>


<Triunfo de San Rafael>


 유대인 지구인 후데리아(Judería)도 들렀다. 특별한 특징은 잘 모르겠다. 유대인 지구에는 창마다 꽃을 내다놨다고 책에 쓰여 있던데, 계절이 아직 이어서인지 발견하기 힘들었다.


<후데리아 거리>


<창가에 있는 꽃 발견!!>


 점저 겸 근처 식당을 찾았다. 어제 저녁에 갔던 식당을 가려했으나 사람이 꽉 차 자리가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다른 식당을 찾아 다녔다. 네 시였음에도 사람들은 많았고, 시끌벅적했다.



 거의 다 먹었을 때 즈음 뒤 테이블에 있던 사람이 자기 친구가 쏘는 거라고, 코르도바 전통주를 대접하겠다고 했다. 매우 dry하다고 강조하였다. 소주잔 비슷한 곳에 담겨 나왔는데 향이 좋으면서 독했다. 고량주와 비슷한 향과 맛이었는데 50도 정도 된다고 했다.

 남자 둘이 우리 테이블에 건너와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았다. 우리가 여섯시 버스라고 하자 우리보고 일본 사람이라며, 일본사람들이 사각에 맞춰 사진만 찍고 간다고 그랬다. (웃으면서 한 말이다.) 우리보고 북인지 남인지 물으면서 북한 애들 미친 거 같다고도 그러고.ㅎㅎㅎ 헤어질 때 레알과 바르셀로나 중 어디 좋아하냐기에, 바르셀로나도 좋은 팀이긴 한데 레알이 더 좋다고 그랬다. 그랬더니 한 친구는 좋아하고, 다른 한 친구는 빨리 가라고 그랬다.ㅋㅋㅋ 유쾌한 친구들이었다.

 18:45 버스를 타고 거의 9시쯤 세비야에 도착했다. 어제도 그랬지만 밤에 도착하는 건 좀 무섭다. 누가 시비 거는 건 아니지만 모르는 동네 와서 길을 헤매니 고역이었다. 그런데 두려움을 느낀 건 나뿐만 인거 같기도 하고...

 세비야에서 이번 유럽 여행 중 처음으로 호스텔에 묶었다. 엘리베이터가 좁아 두 명씩 올라가고 내가 제일 마지막에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는 도중 한 여자도 숙소 안으로 들어왔다. 호스텔 이쪽으로 가는 거 맞느냐며 묻기에 이거 타고 올라가면 된다고 했다. 매너 있게 먼저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라고 한 후 (에헴~) 같이 호스텔 로비로 올라갔다. (따... 딱히 예뻐서 그런 건 아니라능!!)

 남녀혼숙이라고 쓰여 있어도 남자만 있을 줄 알았는데 여자 둘, 남자 한 명이 이미 방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뒤이어 나와 엘리베이터를 같이 탄 여자도 우리 방으로 왔다. 여자 전용 방보다 싸서 그런 걸 수도 있고, 아무튼 문화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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