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13] 똘레도, 마드리드 둘째 날

Posted 2013. 5. 20. 23:01

 사람들이 마드리드가 그리 볼 건 많지 않다는데, 어떠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다. 마드리드를 꼼꼼히 다 돌아다닌 게 아니고, 그리 큰 도시는 아니지만 볼 게 없는 수준은 아니다. 그럼에도 난 마드리드에 대해 얘기하면서 그 주변 도시, 똘레도와 세고비아가 좋았다고 꼭 말했다. 두 도시 각각의 매력이 있어 모두 추천하는데, 만약 꼭 한 군데만 가야된다고 하면 난 똘레도를 추천하겠다.

 바로 그 똘레도를 가는 날. 민박집을 통해 한인 투어를 받았다. 한인 투어라고 깃발 들고 다니는 거창한 건 아니고, 가이드 아저씨 한 분이 5~6명 정도 모이면 개인차로 태워서 이동하며 안내해주는 형식이다.

 똘레도는 돈 끼호떼와 산초 판사가 누비던 지역으로 유명한 카스띠야 라 만차(Castilla-La Mancha)지역에 속해있다. 똘레도로 들어가기 전에 먼저 돈 끼호떼의 배경이 된 풍차 마을 방문했다. 11개의 풍차와 성 하나가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날은 맑았는데 바람이 엄청 불어 무지 추웠다. 가이드 아저씨께서 성 꼭대기에서 맑은 날 눈에 보이는 곳 까지가 영주의 영토로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해주셨는데, 대략 30km 반경이라 생각하면 된다. 어디서 찍어도 작품이 나오는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언덕 위로 보이는 풍차와 성>


<마을 전경>


<풍차>


<풍차와 성>


 이 마을을 맑은 날 와서 다행이었다. 가슴을 뚫리게 해주는 전경. 언덕 위에서 보는 경치가 매우 좋아 그저 멍하니 바라보게 될 뿐이었다. 그러나 바람이 너무 세서 오래 있진 못 했다. 가이드 아저씨께서 성 안은 그다지 볼게 없다고 하셨기에 멀리서만 바라보고 다시 차 안으로 들어와 똘레도로 이동하였다.

 똘레도는 요새 역할을 하고 종교적으로도 중요한 곳이다. 정치의 수도가 마드리드라면 아직까지 종교의 수도는 똘레도이다. 게다가 군사적으로도 중요한데, 사관학교가 있다. 1 ~ 3학년까지는 사라고사에서, 4, 5학년은 똘레도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상 가이드 아저씨 설명.ㅎㅎ

 알카사르(Alcázar) 근처에서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점심으로 먹었다. 건너편에는 사관학교가 보였다.


<사관학교>


<도시 주변을 둘러싼 산 지형을 통해 요새 역할을 했음을 이해할 수 있다.>


<점심>


 길을 따라 내려가며 똘레도 대성당(Catedral de Toledo)에 도착했다. 똘레도 대성당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내부 구조와 장식 등은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방 하나하나, 벽 하나하나, 기둥 하나하나 놓칠 수 없었다. 내가 똘레도를 추천하는 이유 중 제일 첫 번째가 바로 이 똘레도 대성당이다. 물론 여행 초반에 본 곳이기에 인상에 강하게 남았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성당을 내가 본 스페인 성당 중 최고라고 감히 말하겠다.

 해외를 비롯해 인터넷 느린 곳에 계신 분껜 죄송하지만, 사진으로 설명을 대신하겠다. 어차피 여행 일지, 스압따윈 상관없어!!


<성당 입구가 보이기 시작한다.>


<섬세한 조각. 이런 양식은 앞으로의 유럽 성당에서 많이 보게 된다.>


<성당 입구. 대부분의 스페인 성당은 입장료를 받는다. 대부분의 이탈리아 성당이 무료인 것과 대조적.>


<진짜 금인지 계속 의심했다. 진짜 금으로 믿겠다.ㅋ 이 문 안에는...>


<난 이런 거 여기서 처음 봄. @_@>


<성당 내부에는 이런 게 많다.>


<어허허허....>


<내부 벽 조각 장식>


<거대한 파이프 오르간>


<왼쪽 아래 사진 찍는 사람을 통해 내부 크기를 짐작해보시길>






<한 화면에 담기 힘든 성당 외부 모습>


 이후 트란시또 유대교회당(Sinagoga del Tránsito)에 있는 세파르디 박물관(Museo Sefardi)을 방문했다. 솔직히 성당을 보고 와서인지 큰 감명은 못 받았다. 그리고 아랍과 유대의 문화 구분은 –두 문화권 분들에겐 죄송한 말씀이지만- 잘 못 하겠다.



<교회당 내 박물관 내부>


 이후 산 후안 데 로스 레예스(San Juan de los Reyes) 수도원을 겉만 보고 지나간 후 (아마도) 로마 시대에 지어졌다는 알칸타라 다리(Puente de Alcántara)를 건너 가이드 아저씨와 만나기로 한 곳으로 갔다.

<수도원 벽에 있는 쇠사슬. 기독교도 죄수가 묶여있던 곳이다.>



<알칸타라 다리>


 타호 강(Río Tajo)을 사이에 두고 똘레도 시가지 맞은편 위에 있는 파라도르 나시오날 콘데 데 오르가스(Parador Nacional Conde de Orgaz) 호텔에서 시가지 전경 사진을 촬영했다. 이 호텔은 옛날 귀족의 성이었는데 정부에서 관리하면서 수익도 낼 겸 호텔로 이용한다고 했다. 파라도르가 붙어있으면 국가에서 운영하는 호텔로 생각하면 된다고 하셨다. 가이드 아저씨의 차가 있어서 쉽게 호텔로 접근할 수 있었다. 까페가 있는 테라스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이 테라스에서 바라보는 똘레도 시가지 전경이 또 기가 막히다.


<역사 가치 때문이라도 파라도르는 4성급 이상은 되는 거 같다.>


<호텔에서 바라본 똘레도 시가지 전경>


 똘레도 투어를 끝내고 다시 마드리드로 돌아왔다.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Centro de Arte Reina Sofia)을 방문하기 전에 저녁을 먹었다. 가이드 아저씨께서는 맥주 한 잔 시키면 기본 안주로 따빠스(tapas)가 나오고, 맛있으면 그걸 더 시켜먹으면 된다고 하셨다. 따빠스를 먹고자 하였으나 식당을 잘못 찾아 일반 음식을 먹었다. 오믈렛과 소시지/감자튀김, 오징어 튀김을 먹었다. 저녁을 먹으며 스페인 사람들 주식이 무엇일지 더욱 궁금해졌다.


<이름 모를 마드리드 시내 한 건물>


<오믈렛 위의 녹색 정체는 피망!>


 식사 후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을 방문하였다. 오후 7시에서 9시 사이에는 무료입장인데 8시에 도착하여 많이 보진 못했다. 현대 미술관인데, 나에게 현대 미술은 너무 난해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를 작품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허리가 너무 아팠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허리 통증이 느껴졌다. 그래도 피카소의 '게르니카(Guernica)'를 본 건 소득. 그리고 중고등학교 미술 책에서 보았던 그림도 보았다. 그 작품을 보고 미술 과제로 칸마다 다른 색으로 칠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미술관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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