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 반에 빅토리아 스타벅스 앞에서 친구 동생을 만나기로 했기에 그 전에 할 일을 찾아야했다. 일단 일어나서 밥 먹은 후 씻고 인터넷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갈까 생각을 하면서 일단 첼시 구장으로 향했다.

 스탬포드 브리지(Stamford Bridge)는 지하철역이랑 가까이 붙어있었는데, EPL 우승과 챔스 우승 등의 사진이 크게 걸려있었다. 우승 횟수가 많지 않은 팀일수록 최근 성과를 자랑하게 마련인 거 같다. 하긴, 제일 영광의 순간을 장식하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고, 그런 거 걸 만한 게 없는 팀은 좀 서글플 테고... 투어비가 전시관 포함하여 25파운드였다. 뭐가 있다고 저리 비쌀까. 갈 생각도 없었지만 가격 보고 더더욱 포기. 매장을 들어가 봤는데 역시 아스날만한 곳이 없다. 한두 개 정도 깔끔한 티가 있긴 했지만 너무 비쌌다. 아스날에서 20파운드면 살 옷을 30파운드 이상을 주고 사야하다니... 부자구단답게 비싸게 구는 건가...




<저쪽이야. 하지만 방향 틀림>


<전시관>



<매장 출구>


 빅토리아 역으로 향하며 생각해보니 11시 반에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 앞에서 왕실 근위병 교대식이 있는 게 떠올랐다. 부랴부랴 갔는데 11시 48분. 끝난 줄 알고 간 사람이 있어서 행진거리 쪽으로 빈자리가 조금 있었다. 날름 가서 한 자리 차지. 좀 더 있을 거란 믿음으로, 살짝 흔들리긴 했지만, 기다리다 보니 두어 번 행진이 진행되었다. 나름 근접촬영 성공.


<오늘도 어김없이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





<빅토리아 여왕 기념비(Queen Victoria Memorial)>


<왕실 근위병 교대식 끝나고 흩어지는 사람들>


<버킹엄 궁전>


<근위병 뒤태 도촬>


 다시 빅토리아 역으로 가서 스타벅스 위치를 확인한 후 웨스트민스터 대성당(Westminster Cathedral)으로 갔다. 당연히 개신교 용 교회일 줄 알았는데 천주교 성당이었다. 얘넨 그냥 천주교/개신교 구분이 없는 거 같고, 카테드랄(cathedral)과 처치(church) 구분도 없는 거 같다. 그냥 규모로 저 둘을 부르는거 같기도 하고. 미사가 진행되고 있기도 했지만, 사진 촬영을 못 하게 하여 외부 건물만 찍었다. 색깔 있는 대리석 내부가 이탈리아 성당을 떠올리게 했다.




 1시 10분 쯤 다시 빅토리아 역에 도착했다. 할 게 없어 두리번거리다 서점이 보여 들어갔다. 여행책자 쪽을 가봤는데, 일본, 중국, 방콕 등은 있어도 한국은 안 보였다. 한국은 관광으론 인기가 없는 나라임에 틀림없다.-_-


     

<저 많은 여행지 중 한국은 없다.>


 친구 동생을 만나 점심 먹고, 헤어지기 전에 도움을 받아 뮤지컬 위키드 표를 예매했다. 내일 볼까 했는데 오늘 밤 할 일도 없고 하니 급 결정. 5,60 파운드 정도 하는 자리인데 32.5유로로 싸게 구했다. 50파운드 정도는 각오했는데 식사 한 끼 번 셈이다.

 비 온다는 예보가 있어 박물관 등을 가려 했는데 날씨가 맑았다. 비 오기 전에 밖으로 돌아다닐 만한 곳은 다 돌아다녀 보자는 생각으로 켄싱턴 궁전(Kensington Palace)으로 향했다. 궁전 내부는 돈을 내야 돼서 안 들어갔지만, 켄싱턴 가든(Kensington Gardens)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다이애나 왕세자비 추모 공원(The Diana, Princess of Wales' Memorial Playground)도 따로 마련되어있었는데, 들어가려하자 안에 있던 한 아줌마가 나오면서, 여긴 애들 데리고 와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알았다곤 했지만, 안내판을 보면 애들은 어른과 같이 들어가야 된다고 쓰여 있지, 어른이 애들과 같이 들어가야 된다는 말은 없다. -_-


<켄싱턴 궁전>








<다이애나 왕세자비 추모 공원 입구>


<켄싱턴 가든 동물 농장>


 비록 두 정거장이지만 지하철 일일권을 많이 쓰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마블 아치 역으로 갔다. 그냥 대리석으로 된 아치 형 문(Marble Arch)이 있는 곳인데, 그냥 그게 끝. 특별할 것도 없고, 거대한 문도 아니다. 그런데 뭔 일이 있는지 계속 사이렌이 울려대며 경찰차 등이 지나다녔다. 뭔일인지 궁금하나 알 방법이 있나...


<마블 아치>


<마블 아치 옆 특이한 동상>


 다시 지하철을 타고 베이커 역으로 갔다. 셜록 홈즈 박물관(Sherlock Holmes Museum )을 보기 위해서였다. 안까지 들어가려는 건 아니고, 그냥 밖에서 건물을 보고 싶었다. 역시 홈즈의 인기는 많아서인지 사람들이  유료임에도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주소, 221b Baker Street>


 난 건물만 보고 바로 옆에 있는 리젠트 공원(Regent’s Park)으로 잠깐 들어갔다 나왔다. 여기도 엄청 큰 공원이었다. 이런 거대한 공원이 한 도시에 여러 개가 있다니. 부러운 도시다.







 베이커 거리(Baker Street) - 옥스포드 거리(Oxford Street) - 피카딜리 거리(Piccadilly Street) 등을 거닐었다. 소호(Soho) 거리고 뭔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냥 명동 같았다. 큰 상점이 즐비해있고, 사람은 바글바글하고... 사진 찍을 거리 없나 하고 돌아다녔는데 좋은 사진은 한 장도 못 건졌다. 7시 반 공연 때문에 서둘러 숙소로 돌아갔다.



<마담 튀소(Madame Tussauds) 유료라 안 들어감>


<사람 많은 소호 거리>



 저녁을 먹고 다시 빅토리아 역으로 향했다. 늦지 않고 위키드(Wicked) 공연을 하는 아폴로 빅토리아 극장(Apollo Victoria Theatre)에 간신히 도착. 공연은 시작되었는데, 첫 무대 시작하고.. 몇 분 지나니... 아.. 감이 왔다. 이건 재미없을 거다. 하나도 못 알아듣겠고... 시작하자마자 후회됐다. 게다가 무대 사고가 있었는지 5분정도 지나니 잠깐 멈췄다가 5~10분 정도 쉬었다 다시 시작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다.

 대사를 하나도 못 알아들어서인지... 재미가 없었다. 내용 자체도 유치하고... 게다가 음악도.. 비슷한 구성이다. 전형적인 뮤지컬 음악 같고.. 별 특색은 없다. 그냥 화려할뿐. 내 영어 능력 부족으로, 나 자신에 화가 난 걸 괜히 이 뮤지컬에 분노를 표출하는 건지도 모르겠으나... 아무튼 별로였다.

 맥주 한 잔 하고 싶었으나 이 동네는 술집도 일찍 닫아서 마실 만한 곳이 없었다. 그리고 오늘도 나 혼자 자는 줄 알았는데 남자 방에 나 포함 네 명이 되었다. 부딪힐 일은 없으나 괜히 신경 쓰이고... 안 좋은 기분에 + 1을 하는 거 같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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