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음악 소비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Posted 2011. 12. 29. 01:21나는 CD를 사서 음악을 듣는다. CD에서 음원을 추출해 mp3로 바꿔서 듣긴 하지만 음원의 출처는 거의 CD다. 거의라고 표현한 것은, 가끔 음원 사이트의 쿠폰을 얻어서 사용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CD를 사도 결국 mp3로 음악을 듣기 때문에 차라리 mp3를 살까 하는 생각은 예전부터 해왔다. 또 박스와 뾱뾱이 비닐 포장 등과 (보통) 플라스틱 케이스와 종이 인쇄물, CD 등을 생각할 때 환경을 생각한다면 mp3로 구매하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CD를 처음 받고 열어볼 때의 설렘과 CD를 받고 듣기 전까지의 기대감과 설렘이 좋아 아직 CD 구매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음원 수익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mp3 구매를 꺼려하는 이유다. 2010년 11월 1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진원)의 죽음으로 다시 한 번 음원 수익 배분이 문제된 적이 있었다. 한겨레 서정민 기자의 "'달빛요정'의 외로운 죽음 뒤엔…음악인 피말리는 디지털 음원 시장이 있었다" 기사를 보면 수익 배분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기사는 500원이라고 나와 있는데 요즘은 600(부가세 포함 660)원으로 인상되었다.) 음원 사이트가 45%를 가져가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도 의문이지만, 기사에서도 지적했듯이, 더 큰 문제는 정액제 서비스다. 한 달에 일정 요금을 내면 무제한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요금을 더 내면 무제한 음악 감상에 40곡이나 150곡을 다운받을 수 있다. 심지어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무제한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이렇게 '통 큰' 할인 서비스를 하면 음원유통사가 자신의 정책에 책임을 지고 자신들의 수익은 좀 적어지더라도 제작사나 음악인에겐 곡당 600원에 팔 때와 같거나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안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사를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바로 이 점이 내가 mp3로 음원을 구매하는 걸 꺼려하는 부분이다. 정액제 이용하지 말고 그냥 곡 당 돈을 지불하면 되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위에서 썼듯이) 이 역시 제대로 된 수익 배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 mp3 구매 서비스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 계기는 수입 음반 때문이다. 듣고 싶은 음반 중 라이센스 반으로 나온 것도 없거니와 다소 저렴한(?!) 수입 반도 없고, 20,000원 이상의 직수입 음반만 있거나 이마저도 없는 음반들이 있기 때문이다.
Amazon에서는 보통 음반 한 장에 $10 한다. 우리나라 국내 음반 가격과 비슷하거나 저렴하다. 문제는 배송비다. 한 박스 당 $4.99에 CD 한 장당 $3.99가 추가된다. 미국 내에선 여러 장 사면 할인해주는 거 같기도 한데, 당연히 한국은 제외다. 여러 장 주문하면 CD 한 장에 평균 18,000원 정도가 든다. 게다가 배송 시간도 한 달 정도는 잡아야 한다. (물론 돈을 더 주면 좀 더 빨리 오긴 한다.) 아무리 내가 CD 사는 걸 좋아하지만 한 장당 17,000원이 넘어가면 부담이 된다.
그래서 결국 다시 눈을 돌린 게 mp3 서비스다. 이렇게 CD로 구매하기 힘든 해외 음반들은 mp3로 사서 듣는 것도 어쩔 수 없지 않나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궁색한 자기 변명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직 실천으론 못 옮기고 있다.
그런데 Amazon에서 (한국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판매 방식을 봤다. mp3도 판매하는 데 음반 단위로 사면 싸게 해주는 것이다. Destroyer의 Kaputt 음반을 예로 들면, CD로 현재 $13.03에 판매하는데, 음반 단위로 mp3를 사면 $5.00이다. (곡 당 사면 $0.89이다.) 물론 이 역시 의문은 남는다. 과연 Amazon은 수익 배분을 어떻게 할까. 이런 할인 서비스는 해당 제작자나 음악인과 협의는 된 걸까. 이런 의문 때문에 선뜻 구매를 못 하고 있다. (요 며칠 고민은 하고 있는데, 이러다가 그냥 Amazon에서 구매할 거 같다. 너무 피곤하게 소비하는 거 같아서 나 스스로도 피곤해진다.;;)
(만약 이게 정당하게 합의된 할인 서비스라면) 나는 이런 Amazon의 판매 방식이 한국에도 적용됐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한 기준은 이렇다.
2, 3번은 소비자들도 저항 없이, 어쩌면 환영하며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다. 문제는 1번, 스트리밍 서비스의 폐지다. 지금까지 싸게 잘 이용했는데 갑자기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음악을 들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상적인 음원 유통을 위해선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해를 줄이기 위해 덧붙이자면, 당연히 다운로드받은 음원은 해당 음원 판매 사이트에 가면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한 번에 다 바꾸는 게 힘들다면 새로운 음원 판매 사이트가 생겨나면 어떨까. 위의 1, 2, 3 조건을 만족하는 판매 사이트가 있고, 여기에 음원을 제공하는 음악인은 기존의 다른 유통 업체에는 음원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음악인이 처음엔 힘들겠지만, 이런 판매 방식을 이해하고 호응해주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오히려 이런 판매 구조를 통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더 높은 수입을 가져다 줄 것이다.
외국 CD 사기 힘들어서 이리저리 방법을 모색하다가 별 생각이 다 들어 좀 장황하게 글을 쓰게 됐다. 좀 더 깊게 들어가고 싶었지만 관련 지식도 없기에 다음 기회로 미루던지 해야겠다. 일단은 당장 듣고 싶은 해외 음원을 어떤 방법으로 구매할까가 제일 큰 고민이다.-_-;
CD를 사도 결국 mp3로 음악을 듣기 때문에 차라리 mp3를 살까 하는 생각은 예전부터 해왔다. 또 박스와 뾱뾱이 비닐 포장 등과 (보통) 플라스틱 케이스와 종이 인쇄물, CD 등을 생각할 때 환경을 생각한다면 mp3로 구매하는 게 맞는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CD를 처음 받고 열어볼 때의 설렘과 CD를 받고 듣기 전까지의 기대감과 설렘이 좋아 아직 CD 구매를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음원 수익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mp3 구매를 꺼려하는 이유다. 2010년 11월 1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진원)의 죽음으로 다시 한 번 음원 수익 배분이 문제된 적이 있었다. 한겨레 서정민 기자의 "'달빛요정'의 외로운 죽음 뒤엔…음악인 피말리는 디지털 음원 시장이 있었다" 기사를 보면 수익 배분에 관한 내용이 나온다. (기사는 500원이라고 나와 있는데 요즘은 600(부가세 포함 660)원으로 인상되었다.) 음원 사이트가 45%를 가져가는 것이 과연 합당한지도 의문이지만, 기사에서도 지적했듯이, 더 큰 문제는 정액제 서비스다. 한 달에 일정 요금을 내면 무제한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요금을 더 내면 무제한 음악 감상에 40곡이나 150곡을 다운받을 수 있다. 심지어 요즘에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무제한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이렇게 '통 큰' 할인 서비스를 하면 음원유통사가 자신의 정책에 책임을 지고 자신들의 수익은 좀 적어지더라도 제작사나 음악인에겐 곡당 600원에 팔 때와 같거나 비슷한 수준의 수익을 안겨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기사를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바로 이 점이 내가 mp3로 음원을 구매하는 걸 꺼려하는 부분이다. 정액제 이용하지 말고 그냥 곡 당 돈을 지불하면 되지 않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위에서 썼듯이) 이 역시 제대로 된 수익 배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이용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마음에 들지 않는 mp3 구매 서비스를 다시 들여다보게 된 계기는 수입 음반 때문이다. 듣고 싶은 음반 중 라이센스 반으로 나온 것도 없거니와 다소 저렴한(?!) 수입 반도 없고, 20,000원 이상의 직수입 음반만 있거나 이마저도 없는 음반들이 있기 때문이다.
Amazon에서는 보통 음반 한 장에 $10 한다. 우리나라 국내 음반 가격과 비슷하거나 저렴하다. 문제는 배송비다. 한 박스 당 $4.99에 CD 한 장당 $3.99가 추가된다. 미국 내에선 여러 장 사면 할인해주는 거 같기도 한데, 당연히 한국은 제외다. 여러 장 주문하면 CD 한 장에 평균 18,000원 정도가 든다. 게다가 배송 시간도 한 달 정도는 잡아야 한다. (물론 돈을 더 주면 좀 더 빨리 오긴 한다.) 아무리 내가 CD 사는 걸 좋아하지만 한 장당 17,000원이 넘어가면 부담이 된다.
그래서 결국 다시 눈을 돌린 게 mp3 서비스다. 이렇게 CD로 구매하기 힘든 해외 음반들은 mp3로 사서 듣는 것도 어쩔 수 없지 않나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궁색한 자기 변명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직 실천으론 못 옮기고 있다.
그런데 Amazon에서 (한국에서 보기 힘든) 특이한 판매 방식을 봤다. mp3도 판매하는 데 음반 단위로 사면 싸게 해주는 것이다. Destroyer의 Kaputt 음반을 예로 들면, CD로 현재 $13.03에 판매하는데, 음반 단위로 mp3를 사면 $5.00이다. (곡 당 사면 $0.89이다.) 물론 이 역시 의문은 남는다. 과연 Amazon은 수익 배분을 어떻게 할까. 이런 할인 서비스는 해당 제작자나 음악인과 협의는 된 걸까. 이런 의문 때문에 선뜻 구매를 못 하고 있다. (요 며칠 고민은 하고 있는데, 이러다가 그냥 Amazon에서 구매할 거 같다. 너무 피곤하게 소비하는 거 같아서 나 스스로도 피곤해진다.;;)
(만약 이게 정당하게 합의된 할인 서비스라면) 나는 이런 Amazon의 판매 방식이 한국에도 적용됐으면 좋겠다. 내가 생각한 기준은 이렇다.
1.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정액제 스트리밍 서비스는 모두 없앤다.
2. 곡 단위로만 다운로드 받게 하고, 음반 단위로 구매하면 할인해 준다.
3. 음악인이 좀 더 많은 수익 배분을 차지하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
2. 곡 단위로만 다운로드 받게 하고, 음반 단위로 구매하면 할인해 준다.
3. 음악인이 좀 더 많은 수익 배분을 차지하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
2, 3번은 소비자들도 저항 없이, 어쩌면 환영하며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다. 문제는 1번, 스트리밍 서비스의 폐지다. 지금까지 싸게 잘 이용했는데 갑자기 더 많은 비용을 들여 음악을 들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상적인 음원 유통을 위해선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해를 줄이기 위해 덧붙이자면, 당연히 다운로드받은 음원은 해당 음원 판매 사이트에 가면 스트리밍으로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한 번에 다 바꾸는 게 힘들다면 새로운 음원 판매 사이트가 생겨나면 어떨까. 위의 1, 2, 3 조건을 만족하는 판매 사이트가 있고, 여기에 음원을 제공하는 음악인은 기존의 다른 유통 업체에는 음원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음악인이 처음엔 힘들겠지만, 이런 판매 방식을 이해하고 호응해주는 소비자가 늘어나면 오히려 이런 판매 구조를 통하는 것이 자신들에게 더 높은 수입을 가져다 줄 것이다.
외국 CD 사기 힘들어서 이리저리 방법을 모색하다가 별 생각이 다 들어 좀 장황하게 글을 쓰게 됐다. 좀 더 깊게 들어가고 싶었지만 관련 지식도 없기에 다음 기회로 미루던지 해야겠다. 일단은 당장 듣고 싶은 해외 음원을 어떤 방법으로 구매할까가 제일 큰 고민이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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