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혼자 방을 썼다. 여유를 즐기며 인터넷을 한 후 방을 나왔다. 호스텔에 짐을 맡겼는데, 여긴 1파운드 돈을 받네.ㅋ

 먼저 리버풀 성당(Liverpool Cathedral)으로 갔다. 가까운 곳이었는데 지도 잘 못 보고 돌아가서 꽤 걸었다. 그래도 봄날 아침 산책 코스로는 좋았다. 세계 최대 크기의 성공회 교회라더니 역시 엄청 컸다.







 교회 안에 카페도 있고 상점도 있는 게, - 상점은 어느 성당이나 있었구나. - 이색적이었다. 타워를 올라가려면 5파운드를 내라기에 일단 참고 교회 내부를 먼저 둘러보았다. 엄청난 그림 작품이나 조각품이 있는 건 아니었고, 스테인 글라스가 곳곳에 있었다. - 이것도 어느 성당이나 마찬가지 - 워낙 큰 교회라 규모로 압도하는 곳이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종이 있다는데, 그걸 못 봤다. 타워 입구에 보니 종은 타워를 올라가야지만 볼 수 있다네.









 리버풀 전경도 볼 겸 타워를 올라가기로 했다. 엘리베이터를 두 번 갈아타고 100여 계단을 올라가야 했다. 계단을 올라가기 전, 즉 두 번째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후 좀 나오면 종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바로 눈앞에 있는 건 아니고 위에서 내려다봐야 했다. 그래서 진짜 큰 종인지 잘 실감은 안 났다. 허무하네.;;




 옥상에 올라왔다. 그러나 예상한 전경은 아니었다. 건물 구조 상 카메라 렌즈가 겨우 들어갈 너비의 틈만 있을 뿐 죽 둘러보기엔 적절하진 않았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그림을 볼 맛은 아니랄까.









 교회에서 나와 리버풀 메트로폴리탄 성당(Metropolitan Cathedral of Christ the King)으로 이동했다. 여기도 뭘 보려면 돈을 내라고 하고, 그냥 내부만 보면 무료였다. 여긴 그냥 내부 관람만... 이 교회도 엄청 컸는데, 내부는 원형 구조였다. 가운데에 목사가 서는 곳? 그런 게 있고, 예배 자들이 둘러싸는 구조. 현대식 건물이라 그런지 종교 장식도 여느 교회/성당과는 달랐다. 교회는 많이 다니질 않아 잘 모르겠으나, 이렇게도 꾸밀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교회를 나왔더니 11시 반. 아직 식당이 점심을 시작하기엔 30분이 남았다. 천천히 걸으며 워커 미술관 쪽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앨버트 도크(Albert Dock) 쪽으로 가는 길에 식당 몇 개가 눈에 띄었다. 아침을 안 먹어 배도 고프고 하여 아무 곳이나 들어가기로 하였다. 또 여러 식당 두리번거리다가 2코스에 얼마라고 쓰여 있는 이탈리안 식당으로 갔다.



 연어 어쩌구와 이름도 기억 안 나는데, 치킨 어쩌구가 음식 재료라기에 시켰다. 그리고 당연히 벡스 맥주 한 잔과 함께. 맥주는 진짜 맛있었다. 살짝 과일향이 나는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마실 때마다 '와, 맛있다'하며 들이켰으니.ㅎㅎ 연어 어쩌구는 내가 영어를 못 해서 잘 못 해석한 것인지... 빵 위에 토마토 조각 등을 얹힌 것과 햄 세 개가 나왔다. 뭐, 맛있었으니 됐지.



 두 번째 메인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달랐다. 나는 치킨 스테이크 같은 게 있고 옆에 뭐가 딸려나올 줄 알았는데, 닭고기 조각이 몇 개 있고, 채소가 듬뿍 있었고, 올리브 오일을 뿌려 먹으려면 뿌리라고 하였다. 생각한 그림도 아니고, 양도 생각보다 작았다. 원래는 점심 푸짐하게 먹고 저녁 간단히 먹을 생각이었는데.... 그래도 맛은 괜찮았다. 채소 많이 먹은 것도 좋았고.



 세인트 조지 홀(St. George’s Hall)을 겉에서만 보고 워커 미술관(Walker Art Gallery)으로 향했다. 유치원생들이 견학 온 건지 꽤 있었다. 그리 큰 미술관은 아니었고, 없는 작품도 많았다. 유명한 – 아는 - 작가의 작품이 없어서인지, 별로 흥이 안 났다. 그리고 맥주 기운이 올라와서인지 졸렸고...-_-; 천천히 본다고 봤지만 예상보다는 일찍 빠져나왔다. 기대를 많이 한 미술관이었는데 생각보다 별로여서 좀 아쉬웠다.


<왼쪽이 세인트 조지 홀>


<세인트 조지 홀 뒤에 있는 세인트 존스 정원(St. John’s Gardens)>





<워커 미술관>


<워털루 관련 기념비>



 다음은 옆에 있는 리버풀 세계박물관(World Museum)으로 향했다. 어류, 동물, 공룡, 고대 인류, 곤충, 우주 등 층마다 다양한 주제의 전시물이 있었다. 각 전시물이 크진 않았지만 재밌게 구경했다. 특히 아이들이 좋아할 곳이었다. 어류나 곤충은 실 생물을 갖다 놨기에 더 흥미를 끌 거 같았다.

 세계 문화 전시관 쪽에 아시아 쪽도 있었는데, 한국이 없는 게 좀 씁쓸했다. 여러 동남아, 티베트, 중국, 일본은 있었는데 한국만 없다니. 중국도 중국이지만 일본 영향력이 크다는 걸 깨달았다.

 제일 위층에는 우주 전시관이었다. 그리 많은 우주 전시물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 책에 쓰여 있는 데로 - 우주 탐험을 할 수 있는 상영관이 있었다. 천장에 프로젝터를 쏴서 별자리를 보여주는 곳이었다. 그런데... 해설도 당연히 영어고... 푹신한 의자에 앉았더니 졸음이 슬슬.... 10분간 잘 졸았다. -_- 천문관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오면 좋아할 거 같았다.


<리버풀 세계박물관>



 박물관을 나왔더니 3시 반. 딱히 리버풀에서 더 할 것도 없기도 하여 예정보다 일찍 맨체스터로 넘어가기로 했다. 숙소에서 짐을 찾고 버스정류장에서 기계로 티켓을 뽑았다. 4시 10분이었는데 15분차가 있었다. 부랴부랴 티켓을 뽑고 버스 탑승. 버스에서 반은 풍경 보고, 반은 졸고 하다가 맨체스터 도착.

 숙소는 잘 찾아갔고, 방도 넓고 좋았다. 다만 지도를 줬는데 너무 작다. 프린트 된 것도 주긴 했는데 인쇄 상태가 별로였다. 저녁도 먹을 겸 지도도 찾아볼 겸 밖으로 나갔다. 빅토리아 역 쪽으로 가면서 호스텔에서 할인 협연을 맺은 식당 몇 군데를 봤다. 바 같은 곳이라 저녁 먹기엔 좀 별로 같았다. 역으로 가는 길에 여러 식당/바를 지났는데, 얘네는 저녁을 안 먹는 건지, 죄다 맥주만 시켜서 밖에 앉아 얘기하고 있었다. 저런 곳은 분위기 상 밥 먹으러 들어갈 엄두가 안 난다.;;

 빅토리아 역은 런던 빅토리아 역을 생각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작았다. 관광안내소도 안 보이고, 지도 배포하는 곳도 안 보였다. 하는 수 없이 피카델리 공원 쪽에 관광안내소가 있다고 하여 그 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가는 길에 다른 추천 식당도 찾아봤는데 못 찾았다. 지도가 이상한건지, 내가 못 찾는 건지... -_-

 피카딜리 정원(Piccadilly Gardens)에 도착했는데 관광안내소는 닫았다. 하.... 하는 수 없이 피카딜리 역까지 갔다. 역에 도착했는데, 전에 봤던 지도 판매기가 안 보인다. 돈을 내고서라도 사겠다는데 왜 없니...ㅠㅜ 티켓 온리라고 쓰여 있는 안내소가 있었는데, 티켓 문의가 아니어서 갈 생각은 안 들었다. 그러나 역 안을 계속 돌고 돌고 하여 찾다가 지처 그 곳으로 향했다. 아저씨는 친절히 무료로 지도 한 장을 주셨다. 진작 문의할걸...ㅠㅜ


<피카딜리 정원>


 이젠 저녁 먹으러 갈 차례. 올 때 맥도날드를 봤는데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미친 듯이 둘러봐도 안 보인다. 버거킹이 보였는데 앉을만한 자리가 없다. 하... 밥 먹기 힘들다. 정크 푸드 그냥 먹겠다는 데도 찾으려면 안 보이지... 또 한참을 돌아다니다 그냥 바/레스토랑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

 2코스에 10파운드라기에 들어갔다. 그런데 시간이 늦어 안 한다네. 그냥 햄버거랑 맥주 시켰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주인이 하는 말 거의 90% 이상 못 알아들었다. -_- 의사소통이 이렇게 힘들다니... 진짜 내가 영어 못 하는 구나. 그리고 얘네 억양도 알아듣기 아직은 너무 힘들다. 하... 힘들고 서러운 저녁 식사였다. 게다가 또 비싸게 햄버거 먹고....ㅠㅜ


<11.05 파운드짜리 저녁>


 숙소는 공용 장소에서는 인터넷이 무료인데 방에서는 돈 주고 써야한댔다.-_- 그런데 내 방이 공용장소랑 가까워서인지 와이파이가 잡힌다. 이러다가 나중에 체크아웃 할 때 엄청 무는 건 아니겠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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