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2] 힘들게 힘들게 런던 도착
Posted 2013. 9. 25. 19:00늦게 아침을 먹으려 했는데, 아... 무료 쿠폰이 어제까지였다. 진즉 날짜 확인해볼걸. 아무 생각 없이 내려갔으면 큰일 날 뻔 했다. 사실, 쿠폰 검사도 안 하는 거, 그냥 먹어도 모를 뻔 했을 수 있지만, 이러다 걸리면 쪽팔린 거지.ㅎㅎ
11시 좀 안 돼서 숙소에서 나와 공항으로 향했다. Oskreu 역에서 S9호선을 타는 거 찾는 게 어려웠다. 역시 한국 지하철이 짱이다. 얘넨 정보를 너무 안 줘.
공항에 도착했는데, 생각과 너무 달랐다. 생각보다 작았고, 식당은 안 보였다. easy jet은 2시간 전부터만 짐을 받는대서 시간이 붕 떴다. 음식점을 찾다가, 맥주 파는 데가 밖에 있는 노점 핫도그 가게밖에 없는 거 같아서 거기서 사먹었다. XL 사이즈래서 엄청난 크기를 기대했는데, 그냥 소시지가 좀 길 뿐이었다. 소스 등은 자기가 알아서 넣어 먹는 것. 그리고 맥주는 2.8유로라고 써놓고선 베를리너 킨들을 3유로 받았다. 2.8유로 맥주는 대체 뭔지... 이걸로 아점을 6.5유로 날리다니....
빌 브라이슨의 유럽 산책 남은 부분을 다 읽으니 얼추 짐 맡길 시각이 되었다. 안내원이 내 여권을 유심히 살피며, 컴퓨터로 뭔가를 찾아봤다. 영국 비자가 없어서 그런가. 못 가는 건 아니겠지. 속으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3분 정도는 걸린 거 같은 심리적 시간이었다. 최소 2분은 됐을 거다. 다행히 무사통과. 짐은 노트북과 카메라를 뺐고, 두껍게 옷을 입었음에도 19~20Kg가 나갔다. 아슬아슬했네.
보안검색을 통과해서 게이트 쪽으로 들어갔는데, 내 생각과 너무 달랐다. 면세점이 클 줄 알고, 그래서 신발을 팔 줄 알고 일부러 – 신발과 맞춰볼 - 파란 바지를 입고 왔는데 면세점이 너무 작다. 그리고 앉아서 대기할 장소도 너무 좁고, 의자도 적었다. 버거킹도 있고, 맥주를 파는 가게도 있고, 식당 같은 펍도 있었다. 밖에서 먹은 핫도그가 아까워지는 순간이었다. 남은 동전으로 맥주를 사마실까 하다가, 술꾼도 아니고, 억지로, 독일이라고 마시려는 거 같아 그냥 자제했다. 그리곤 그냥 버거킹에서 스무디 하나를 사먹고, 남은 동전은 기부했다.
스무디를 마시다 생각 난건데, 영국 입국 카드에 숙소 이름을 적어야 하는데, 숙소를 안 알아봤다. 민박에서도 미리 아무 곳이나 적어 가랬는데, 이걸 까먹었다. 프라하에서 머물렀던 St.Christoper's at Mosaic House와 베를린에서 묵었던 Meininger Hotel을 적으면 되겠지 생각했다. 그러다가 정확한 주소를 안 적었다고, 혹은 갑자기 적은 숙소에 전화해본 후 내 예약 내역이 없다고 따지면 어쩌려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실제로 입국 카드에는 상세한 주소를 쓰라고 나와 있어, 민박집 찾아가는 길에 있는 호텔을 적었다. 상세한 주소도 아니고, 그냥 earl's court, london 이 정도만 적었다. 입국심사에서 태클 걸면 어쩌나 무지 불안했는데, 다행히 크게 신경 안 쓰는 분위기였다.
짐을 찾고 나왔는데, 어떻게 얼스 코트 역까지 가야되는지 모르겠다. 왜 여긴 관광안내소도 없는가.;; 그리고 뭔 버스 회사가 세 개 이상이어서, 그리고 기차 부스도 있어서 뭘 타야 되는지도 모르겠다. 우선 맨체스터 행 예약한 기차표를 먼저 찾기로 했다. 그런데, 기계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철도 부스에 물어보니 자기가 뽑아주겠단다. 그런데 예약 번호를 보더니 안 나온다네; 그래서 기계에서 한 번 뽑아보자고, 친절히도 기계까지 나와 같이 가줬다. 그랬는데 카드 인식 결과 없다고 나온다.;;; 어차피 오늘 당장 필요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나중에 뽑을까 하여 됐다고 말하려는데, 그 직원이 다시 시도해보겠다면서 부스로 이동했다. 카드 번호를 넣고 찾아보다가, 이름이 성과 거꾸로 돼있는 거 같다고, 아무튼 찾았다고 하며 표를 뽑아줬다. 아.. 친절함이여~~~
그 다음 문제, 더 큰 문제는 얼스 코트까지 가는 것. easy bus 있다는 것만 알아봤지, 다른 버스가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그런데 내셔널 익스프레스 쪽에 남자 직원이 아예 밖에 나와, 투어 가이드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게한테 나 얼스 코트 가고 싶다고 말하니, 자기 버스 타면 4정거장 전에 있는 빅토리아 역까지 간다고 했다. 그리고 기차 타면 좀 먼 역에서 내려야 된다는 설명도 해줬다. 물론 다른 버스 회사에 대해선 안 알려줬다. 15파운드나 했지만, 그냥 여기서 버스를 예매했다. 영국... 비싸구나....ㅠㅜ
빅토리아 역에 도착해서도, 오이스터 카드 어떻게 구매해야 되는 건지 몰라 난감. 그냥 티켓 부스에서 나 5일 정도 머물 거라고 하니, 일주일 권을 끊어줬다. 사실 오늘 한 번, 그리고 6일에 기차역으로 한 번 빼면 3일 쓰는 건데, 돈 낭비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 게다가 민박에 있는 다른 사람한테 들어보니 한 곳에 볼거리가 많이 모여 있다고 한다. 지하철 탈 일이 많이 없으려나...;; -
10시 가까이 돼서 겨우겨우 숙소까지 도착. 9시까지만 저녁을 준다고 했지만, 다행히 주신다고 했다. 비록 컵라면에 밥 주는 거였지만 주린 배를 채우기엔 적당했다.
마무리를 하고 내일 계획을 세우려는데 같은 방 쓰는 남자 둘이 같이 펍에 가자고 했다. 머뭇거리다 가자고 했다. 펍에 사람이 꽤 많아서 맥주 한 잔 시키는 게 무지 힘들었다. 그리고 왜 이렇게 비싼 거야.;;;500정도 되는 양이 4파운드, 한국 돈으로 7,8천 원 하는 거니.... 누가 유럽 맥주가 싸다고 했는가...ㅠㅜ
내일 계획은... 모르겠다. 내일 아침에 세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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