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01] 독일의 축복, 포츠담 공원

Posted 2013. 9. 24. 00:36

 6시 좀 넘어서 일본 애가 씻더니 나간다. 오늘 체크아웃이었구나. 어제 간다고 말이라도 하지... 하긴, 나도 뭐, 별로 말 걸어주고 하지 않았구나.

 포츠담 가서 상수시 공원을 어떻게 갈지 막막하여, 그냥 숙소에서 쉴까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데 커튼을 쳐보니 날씨가 맑아 안 나갈 수가 없었다. 밥 먹고 부랴부랴 역 안내 센터로 갔다. S7을 타고 포츠담 중앙역까지 가면 된다고 어제와 같이 알려주었고, 관광안내소는 중앙역에만 있다고 하였다. 이 부분이 의사소통이 안 되었는지, 공원 내에도 두어군데 더 관광안내소가 있었다. 아무튼 내일 공항 갈 티켓까지 총 3장을 사고 포츠담으로 이동했다.

 도착 후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구하려 했는데 2유로였다. 게다가 10시부터 개장. 9시 20분쯤 도착하였는데, 10시까지 멍하니 기다리기가 시간이 아까웠다. 그런데 역 복도에 지도가 있었다. 꽤 상세히 나온 지도였다. 사진기로 지도를 찍은 후, 걸어갈 수 있는 거리인지 대충 축척으로 재봤다. 멀어야 2Km. 걸어갈 수 있겠다싶어 역을 나섰다.


<이렇게 찍은 지도 믿고 돌아다녔다.>



<포츠담 영화 박물관>


<날씨 좋다~>


 상수시 공원(Park Sanssouci)으로 들어서 좀 들어가자 상수시 궁전(Schloss Sanssouci)이 나타났다. 포도나무가 있어 좀 더 예쁜 모습이 있길 바랐는데, 아직 잎도 많이 안 났고, 당연히 열매도 없어서, 가지만 앙상히 남아있었다. 하루에 2,000명까지만 받는다고 하여, 물론 시간은 많이 남았을 거 같지만, 서둘러 매표소로 갔다.


<상수시 궁전이 보인다.>



<궁전 앞 분수>


<메마른 포도나무>


 전체 궁전 이용권을 팔았는데, 19유로였고, 상수시 궁전만 들어가면 12유로였다. 이용권의 범위가 안 쓰여 있어서 좀 불안하긴 했지만 많이 돌아다닐 거 같아 하루 전체 이용권으로 구매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상수시 궁전을 들어갈 수 있는 전체 티켓은 상수시 궁전에서만 팔고, 다른 곳에서는 상수시 궁전을 제외한 전체 티켓을 팔았다. 게다가 안내서에 나온 모든 장소(3개가 제외였나)를 들어갈 수 있었다.

 톨레도 성당 이후 처음으로 오디오 가이드를 들었다. 사실 그냥 귀에 대는 장식용이었을 뿐, 거의 이해하지 못 하였다.-_- 로코코 양식으로 된 궁전이었는데, 사기로 된 전등이 인상적이었다.


<궁전 뒤쪽>


<궁전 앞쪽>


<궁전 앞 정원>


 바로 옆에 있는 갤러리로 이동했으나, 5월 9일부터 연다고 하여 아쉽게도 못 들어갔다. 그래서 바로 신 궁전으로 이동.





 신 궁전(Neues Palais)은 상수시 궁전보다 훨씬 컸다. 책에서 하나만 보려면 이걸 보라던데, 이해가 됐다. 여기는 바닥 보호를 위해 큰 실내화를 신게 했다. 좋은 아이디어 같은데, 한국 고궁에도 도입하면 어떨는지. 그리고 침대 구조가 마음에 들었다. 움푹 들어간 방 같은 구조에 침대를 놓고, 앞에 커튼을 쳤다. 잘 때 확실할 공간 보장이 되고, 어둠 속에 제대로 잘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새 집을 간다면 저 구조를 도입해봄도 괜찮을 거 같다.



<신 궁전>


<대학교 건물같다.>


 히네지셰스 하우스로 가려다 가는 길에 있는 샤롯 궁전(Schloss Charlottenhof)으로 향했다. 이곳은 안내 가이드를 받아야만 구경할 수 있다고 하여 10여분을 기다린 후 입장했다. 영어 가이드를 해줄 줄 알았는데, 독일어로만 하고, 영어가 필요한 사람은 간단한 프린트 물을 줬다. 처음엔 좀 당황스러웠고, 독일인만 이득을 보는 시스템 같다. 뭐, 나야 어차피 영어 못 알아들으니 이게 편하긴 하지만.




<샤롯 궁전>



 다음으로 들른 로마 목욕탕(Römische Bäder)은 문을 닫아서 겉에서만 구경했다. 상수시 공원 전체는 진짜 넓고 아름답다. 공원이 아니라 그냥 숲속에 온 느낌이다. 이런 곳에 사는 사람들은 진짜 축복받은 거다.





<실내는 문 닫은 로마 목욕탕>




 히네지셰스 하우스(Chinesisches Haus)는 외관은 화려했는데, 내부는 단순한 홀이었다. 이름 그대로 중국인이 조각됐거나, 내부 그림에 그려져 있었다.








 상수시 공원을 나와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 Tor)으로 향했다. 브란덴부르크 문을 구경한 후 브란덴부르크 거리를 지났는데, 책에 쓰여 있는 데로 식당이 많았다. 어디서 먹을지 한참을 고민하다 케밥을 선택했다. 어제보다 맛있었는데, 특히 빵이 바삭하게 잘 구워진 게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사랑해요를 말 하는 친절한 터키인도 좋았다. 6유로가 한국어로 뭐냐기에 여섯이라고 알려줬다. 사실 육이 더 정확하지만, 뭐 상관있나.ㅎㅎㅎ


<브란덴부르크 문>


<네덜란드 타운(Holländisches Viertel)>


 신 공원(Neuer Garten)으로 진입하여 호수를 보며 산책로를 따라갔다. 이런 공원이 포츠담 내부에 또 있다니. 아름다운 곳이구나...ㅠㅜ






 대리석 궁전(Marmorpalais)에 도착했는데 여기도 가이드를 통해서만 구경할 수 있다고 했다. 4시쯤 도착했는데 4시 20분부터 시작한다고 했는데, 30분이면 되겠지 생각하고 기다렸다. 그런데 총 가이드 투어를 받으니 한 시간이나 걸렸다. 내부도 화려한 대리석으로 됐을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다. 그리고 얘네는 로마 문화에 대한 동경이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 곳곳에 라파엘로나 다빈치, 로마 문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가이드 기계를 줬는데 뭔 말인지도 몰랐지만, 눈치 보며 그냥 귀에 대는 용도로 사용했다.-_-




 부랴부랴 윈스턴 처칠이 포츠담 회담을 위해 들렀다던 첼칠리엔호프 궁전(Schloss Cecilienhof)을 갔는데 10분 늦어서 못 들어갔다. 6시까지인데 5시 30분에 마지막 입장 받았던 것이다. 대리석 궁전의 한 시간 투어가 너무 아쉬웠다. 이곳은 호텔로도 사용하고 있었다. 다른 궁전과 달리, 책에 쓰여 있는 데로, 영국 느낌이 났다. - 아직 가보지도 않았으면서..ㅎㅎ -






<떠나기 전, 포츠담 거리>


 베를린으로 돌아와서 숙소 쿠폰에 있는 식당 중 하나 찾아갔다. 원래 숙소에서 추천받으려 했건만, 지하철에서 중간에 내리기도 귀찮고, 엄한 데 추천해주거나 의사소통 안 될까봐 그냥 쿠폰 참고.;; 이 식당에는 뮌헨 지역 맥주가 있기에, 게다가 에델바이세 라고 쓰여 있어 에델바이스가 떠올라 시켰다. 에델바이스 향은 안 났지만 괜찮은 밀 맥주였다.



 요리는 메뉴 앞에 식당 이름이 쓰여 있어서, 잘 하는 거 같아서 grill shank를 시켰는데, 통돼지 다리를 구운 거 같다. 바삭한 껍질 밑으로 지방이 너무 많아 다 발라내고 뼈 위로 붙은 살만 먹음. 처음에 지방만 있는 줄 알고, 잘 못 시킨 거 아닌가 걱정했는데, 살도 엄청 많았다. 다 먹으니 완전 배부른 상태.ㅎㅎ 건너편에 중국인 애들이 앉아있었는데, 한 명이 오더니, 이거 뭐 시킨 거냐고, 자기도 먹고 싶다고 메뉴 이름을 물어봤다. 매우 정중하게 인사하고 물어봐서 살짝 당황했다. 나한테 오기 전에 지켜봤을 땐 돈 많고 건방진 애일 줄 알았는데... 사람을 겉만 보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디저트 겸 해서 크렌베리 맛 베를리너 바이세(Berliner Weisse)를 시켰다. 어제보다 맛있었는데, 역시 음식은 뭐를 먹느냐보다 어디서, 누가 한 음식을 먹느냐가 더 중요한 거 같다.



 숙소로 돌아와 결산을 했는데, 50유로가 더 생겼다. 처음 정산할 때 잘 못 센 듯한데, 어쨌건 공돈 생긴 기분이라 나쁘진 않았다. 이렇게 베를린의 마지막 밤이 끝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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