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간 곳은 까르뚜하 수도원(Monasterio de la Cartuja). 4유로나 했는데 첫 방부터 계속 그림만 나왔다. 성경 내용과 관련된 거 같은데 매번 비슷한걸 보다보니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러다가 마지막 방에서 예배당이 나왔다. 역시 스페인 성당답게 화려한 조각상 등이 있었다. 이 방은 그나마 볼 만 했다. 그런데 성당 구조나 조각품도 보다보니 비슷한 거 같긴 하다. 4면으로 된 작은 건물이 끝이었기에 4유로어치로는 좀 부족한 감이 있었다. 게다가 사진도 못 찍게 하고...


<까르뚜하 수도원>


<수도원 내부. 스페인의 많은 성당에서 볼 수 있는 양식인, 4면의 방으로 둘러싸인 실내 정원.>


<수도원에서 바라본 그라나다 전경. 날씨가... 너무... 흐리다.>


 건물에서 나왔는데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많이 오는 소나기까진 아니고 흩뿌리는 정도였지만 불안하였다. 알람브라는 맑은 날 봐야 좋다는데 흐린 날씨에 모자라 비까지 오다니...

 그 다음 간 곳은 성 니꼴라스 전망대(Mirador de San Nicolas). 알람브라를 볼 수 있는 전망이 좋다하여 가보기로 했다. 역시나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전망은 좋았다. 알람브라 전체 건물 구조 옆면을 볼 수 있었다. 알람브라가 생각만큼 아름다운 구조물은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극찬한 곳이기에 오히려 더욱 기대감이 높아졌다.


<성 니꼴라스 전망대 가는 길>


<전망대에서 바라 본 알람브라>


<알람브라 앞으로 펼쳐진 그라나다 도시>


<멀리서 알람브라를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전망대를 찾았다.>


<성 니꼴라스 성당...인데 들어가 보진 않았다.>


<성당 앞에는 벼룩시장처럼 작은 장이 열려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다 찍은 그라나다 전경. 확실히 얘네는 높은 건물이 거의 없다.>


 다른 애들은 별로 배가 안 고팠지만 나는 좀 고팠다. 알람브라로 바로 들어가서 아무리 빨리 나와도 네다섯 시일 테고, 그때면 시에스타 시간이고, 스페인 식당 저녁 시작이 7시 이후인걸 생각하면 지금 먹고 가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제 먹었던 따빠스 집 중 양을 가장 많이 준 두 번째 곳으로 가기로 했다. Antigualla 뭐 이런 이름이었던 거 같다. 오늘도 어제와 비슷한 걸 줬는데 빵 안에 든 내용물은 좀 달라졌다. 어쨌건 많은 양에 만족했으나 나에겐 좀 부족한 점심이었다.


<음료(?!) 한 잔과 베이글, 과자가 합쳐서 단 돈 2유로!!!>


 드디어 알람브라(Alhambra)에 도착했다. 오전에 우려했던 비는 다행히 멈추었다. 처음 우리를 맞이하는 건 경사진 언덕길이었다.


<그라나다의 문(Arco de las Granadas). 알람브라로 가는 출입구. 궁전 등을 들어가는 거 말고, 그냥 산책하며 알람브라를 둘러보는 것은 무료다.>


<Pilar de Carlos Ⅴ. 벽에서 물이 나오는데, 분수는 아니고, 뭐라 불러야 할지... 스페인어 pilar는 영어로 기둥이란 뜻의 pillar인데, 찾아보니 말이나 소에게 물을 먹이는 곳이란 뜻도 있는 거 같다.>


 안내도에 나온 번호는 후문 쪽으로 올라갔다가 긴 산책로를 거쳐 정문으로 들어가는 순서로 돼있었다. 그러나 번호대로 보기에는 시간도 걸릴 거 같고, 여자애들도 힘들어 하는 거 같아 진행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후문으로 올라왔기에 가까이 있는 곳부터 가기로 했다.


<정의의 탑(La Torre de la Justicia)>


<귀의 문(Arco de las Orejas)>


<가니베트 기념비(Monumento a Ganivet)>


 알카사바(Alcazaba)는 전망이 좋은 성곽이었다. 그라나다 전경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나사리에스 궁(좌)과 까를로스 5세 궁(우)>




 까를로스 5세 궁전(Palacios Carlos Ⅴ)은 궁전이라는 이름 치고는 좀 허무했다. 정사각형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가운데는 원형으로 천장이 뻥 뚫려있는 홀 형태의 구조였다. 실내 원형 광장의 느낌이었다.





 그리고 기대를 많이 한 나사리에스 궁(Palacios Nazaríes)으로 갔다. 그러나 너무 기대한 것이었을까. 모로코에서 유사한 양식을 많이 보고 와서인지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럼에도 워낙 큰 규모였기 때문에 볼 게 많았다. (마치 별로였던 거처럼 말했지만, 사진은 엄청 많이 찍었다. 그래서 지금까지 중 제일 사진이 많이 포함된 글이 되었다.)






<아리따운 여자를 도촬... 한 게 아니라, 아름답고 화려한 이슬람 양식 벽면을 보세요.>









<사자 정원(Patio de los Leones)>


<귀여운 꼬마 자매...여서 도촬, 미안;>




<두 자매의 방(Sala de las Dos Hermanas)>






<냐옹>


<냥>


 이후 궁전에서 나와 헤네랄리페(Generalife)라는 정원으로 갔다. 아름다운 정원과 좋은 전망은 지금까지 알람브라에서 느꼈던 2% 부족한 감정을 채워주었다.








<흐린 날 오니 햇살이 구름 속에서 나오는 모습도 볼 수 있고, 좋네.>




<해가 저물어가며 마지막 빛을 퍼뜨리는데, 그 색감이 매우 따뜻하게 다가왔다. 사진으로 그 느낌이 어느 정도 표현된 거 같아 만족.>


 저녁은 문어 다리 요리를 잘 한다는 집으로 갔다. 버스에서 내린 곳과 가까워서이기도 했다. 따빠스 집인데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다른 곳 과 다르게 직접 따빠스 메뉴를 선택할 수 있었다. 우린 당연히 모두 문어 다리를 시켰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오징어 튀김인 음식이 나왔다. 뭐라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스페인어가 안 되니 어쩔 수 없이 넘어가기로 했다. 좀 당황스럽지만 그냥 먹고 나왔다.

 ‘오징어 튀김’으로는 양이 안 찼기에 (민박 집 알바 말에 의하면) 점심도 괜찮게 나오고 빠에야도 잘 한다는 집으로 이동했다. 이 식당은 할아버지 세 분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했다. 빠에야만 먹어보려 했는데 주인 중 한 할아버지가 메뉴 추천해주셨다. 빠에야와 메기, 문어를 시켰다. 그리고 홈메이드 와인 한 병도 같이 마셨다. 세 음식 모두 좀 짰지만 다 맛있었다. 우리가 다 먹자 할아버지가 다가오셔서 디저트 안 먹을 거냐고 슬쩍 미끼를 던지셨다. 우리는 덥석 물어서 fried milk와 과일 푸딩을 시켰다. 둘 다 맛있는데 fried milk는 별미였다. (먹느라 정신이 팔려 사진을 못 찍었다.;;)


<문어 다리 요리와 메기 찜같은 요리>


<와인과 해물 빠에야, 그리고 반쯤 없어진 문어 다리 요리>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던 중 우연히 세마나 산타(Semana Santa)가 진행 중인 것을 목격했다. 그러나 세비야에서 이미 봤었고, 별 다를 게 없는 의식이었기 때문에 큰 흥미를 끌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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