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요~

  4월에 미국에서 열리는 코첼라(Coachella) 페스티벌을 갔다가 5월 말 영국 웸블리구장에서 열리는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을 본다~~ 캬~~~ 상상만으로 즐거운 여행이다. 그러던 중 동생이 자기 친구들과 3월에 한 달간 유럽 가기로 했다고, 같이 갈 거냐고 물어왔다. 하... 고민이 생겼다.

  동생과 같이 가기 꺼려지는 이유 :
  1. 3월 중순부터 4월 초까지 4주 연속 친구들이 결혼한다. 5월 초에는 친한 동생도 결혼한다.
  2. 내가 꿈꾸던 일정이랑 꼬인다.
  3. 생판 모르는 동생 일행과 같이 간다는 게 좀 그렇다.

  동생과 같이 가면 좋은 점 :
  1. 한 달 일정은 고민 없이 정해진다.
   1-1. 고로 숙소 등의 번거로운 것들에 대한 고민도 없어진다.
  2. -동생과 단 둘이만 있는 건 아니지만 굳이 의미부여를 하자면- 형제가 같이 갈 수 있는,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사실 친구들 결혼식 때문에 고민이 제일 많았다. 친한 친구들이라 결혼식을 못 간다는 게 계속 마음에 걸렸다. 그러다가 결국 동생과 함께 하기로 마음먹었다. 어떤 계기가 있어 결심을 하게 된 건 아니고, 귀차니즘의 승리랄까. 아니, 솔직히 말하면 두려움의 승리였다.

  (만약 혼자 갔을 경우) 유럽에 도착, 비행기에서 내리면 난 무엇을 해야 할까. 일단 짐을 풀어야겠지. 그러면 숙소를 가야하고... 숙소는 어디 있지? (운 좋게 숙소 예약을 했다면) 예약한 숙소까지 어떻게 가지? 이 나라에서 지하철/버스는 어떻게 타는 거야? 밥은 어디서 먹지? 소매치기나 강도당하면 어쩌지? 인종차별 있는 건 아니겠지? ......

  그렇다, 난 항상 걱정부터 앞선다. 소매치기나 인종차별 등은 어찌할 수 없다 처도 앞의 것들은 완벽히 준비가 돼있어야 한다. 매일 일정을 확정지어놓은 후 숙소 예약을 미리 다 해두고, 각 도시 별 교통수단을 다 파악해두어야 한다. 괜찮다는 식당도 미리 알아봐두어야 한다. 이렇게 꼼꼼히 준비해야 내 걱정이 그나마 조금은 사라질 것이다.

  그런데 동생이랑 같이 가면? 이런 걱정이 반으로 준다!! 동생 일행이 거진 일정을 다 짰다고 하니, 난 그 일정에 몸만 맡기면 된다. 이런 편리함을 이유로 난 친구들을 배신(?!)하고 3월부터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