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는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인가? - (8) 망 산업

지금까지 여러 분야에 대해 정리하였는데, 오늘은 마지막으로 서비스 분야 중 공공 서비스, 그 중에서도 망 산업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망 산업

1. 망(네트워크, network) 산업이란?

전기, 철도, 수도, 가스, 우편 등 망(네트워크)을 가진 산업이다. 전기의 전선, 철도의 레일, 수도의 파이프라인, 우체국의 우편망 등 네트워크로 전국 곳곳에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산업이다.

2. FTA가 체결되면 망 산업과 관련하여 어떤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나?

교차보조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예전 글, (2) 네 가지 독소조항http://sroger88.tistory.com/87, 6번 문항에서 UPS가 '교차보조금에 의한 불공정 경쟁'이라고 해서 캐나다 우체국을 제소한 예를 들었었다. 망 산업에서는 바로 이 교차보조금이 중요하다.

기차가 수도권에서 1Km를 달리나, 시골에서 1Km를 달리나 비용은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이용객은 서울이 더 많다. 예를 들어 비용이 만 원 드는 같은 거리를 운행하는 기차를 서울에서 천 명이 타고, 시골에서는 열 명이 탄다고 하자. 그러면 서울 사람들은 10원만 내도되지만 시골 사람들은 천 원을 내야한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지불하나? 외딴 곳이 조금 더 비쌀 수는 있지만 대개 거리 당 비슷한 요금을 지불한다. 이는 정부에서 모든 지역의 비용을 비슷하게 설정하기 때문이다.

FTA가 체결되면 그 이전에 교차보조금을 폐지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망 산업 관련 공기업을 민영화하든지. 그것도 아니라면 캐나다 우체국처럼 제소당하거나. 이렇게 되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우리나라가 이런 교차보조금에 대해 과연 어떤 대책이 있는지 모르겠다.

교차보조금을 폐지하여 국민들에게 원성을 듣느니, 민영화 하는 게 정부 입장에선 속 편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정부는 민영화가 답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3. 망 산업을 민영화한 나라들의 사례가 있는가?

멕시코에서 나프타 이후 철도를 민영화하였다. 그런데 멕시코시티를 조금만 벗어나면 철도가 다 끊어진다. 시장 원리에 따라 높은 가격을 설정하고, 그러면 사람들이 비싸서 안타고, 그러면 요금이 더 올라가고, ... 이런 악순환을 거듭하다 아예 철로를 폐쇄한 것이다. 운영하지 않는 것이 이익인 것이다.

멕시코가 못 사는 나라여서 저런 것 아니냐고 의문을 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일본도 철도를 민영화했다. 대도시와 연결된, 큰 줄기가 되는 간선은 살아남았다. 그러나 시골로 들어가기 위해 갈아타야 하는 지선은 다 끊겼다.

볼리비아에서 수도 민영화를 하였다. 그러니 20 ~ 50배까지 수도요금이 뛰어버렸다. 강물을 길러다 먹게 되는데, 볼리비아 강물에는 악어가 산다. 마리 앙뚜아네뜨같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강물에는 악어가 살지 않으니 걱정 없다고 말 할지도 모르겠다.;

선진국 미국에서도 이런 일은 일어났다. 애틀랜타 시는 수에즈라는 프랑스 회사와 20년 계약을 맺고 상수도를 팔았다. 그랬더니 비용을 줄이기 위해 수질 관리를 제대로 안 하는 바람에 콜레라와 이질이 발생하였다. 수도관에 구멍도 나고 부실한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수압이 높으면 그런 곳으로 물이 빠져나간다. 그래서 비용을 낮추기 위해 수압을 낮추었다.  그런데 수압을 낮추면 불이 나도 물이 세게 나가질 못한다. 그래서 애틀랜타 시는 8년 만에 계약을 해지하였다.

4. 민영화 기업이 요금을 함부로 못 올리게 법으로 막으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영국 정부는 철도를 민영화 하면서 요금을 많이 올리지 못하게 하였다. 그럴 경우 기업이 이익을 내는 것은 비용 절감이다. 직원 수를 줄이고 유지 보수를 잘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사고가 나게 된다. 결국 브리티시 레일은 부분적으로 다시 국유화되었다.

이상으로 책 내용을 대강 다 정리한 듯하다. 다음 후기를 끝으로 연재를 마칠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