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가 PD수첩에게 제재조치로 '시청자 사과'를 결정했다고 한다. 사과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다. 방통심의위가 '시청자 사과' 조치를 결정했다는것은 PD수첩이 시청자에게 잘못을 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 과연 PD수첩은 무엇을 잘못했나.

"방통심의위는 "<PD수첩>은 영어 인터뷰에 대한 오역으로 사실을 오인하게 하고, 미 도축 시스템에 대해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 소비자연맹이나 휴메인 소사이어티 관계자의 인터뷰만을 방송했다"며 "오역 및 진행자의 단정적 표현 등이 결국 광우병 또는 인간광우병 관련 오보에 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해명은 5월 13일에 있었으나 지체없이 정정방송을 하지 않았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

방통심의위, 'PD수첩'에 '시청자 사과' 결정 <곽상아, 미디어스, 2008-07-17>"


영어 인터뷰를 오역했다는 것과 한쪽으로 기운 방송을 했다는 것이 그 잘못의 내용이다. 그러나 오역 부분에서는 이미 PD수첩 측이 번역 잘못을 인정하고 앞으로 신경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PD수첩은 일부 번역 잘못은 있었으나 사실을 왜곡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각주:1]. 한편 휴메인 소사이어티 관계자의 인터뷰만을 방송하여 편향된 시각을 제시하였다고 했다. 이에 대해 강형철 숙명여대 교수(언론정보학부)는 “피디수첩이 광우병 소라고 단정하지 않았고 미국이 부실 관리하는 것 또한 사실이며 정부의 입장도 충분히 노출시켰다”고 했다[각주:2].

PD수첩은 시사고발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특성 상 문제에 대해 비판을 가할 수 있다. 이런 프로그램이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하는 시점에서 '정부가 안전하다고 하니 믿고 먹으세요'라고 방송하는 것이 프로그램 취지에 맞는가, 아니면 '이러이러한 점이 위험할 수 있다'라고 방송하는 것이 취지에 맞는가.

프로그램 취지의 문제를 떠나서도 생각해보자. PD수첩이 방영한 사안이 거짓된 정보라도 되는가. 광우병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이고 CNN을 비롯한 해외 언론에서도 문제 삼고 있는 사항이다. 자신이 수출국 입장인 미국이 CNN에 제제를 가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은 없다.

노무현 정부 때 몇몇 언론은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며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에 반발했다. 그러나 몇 년 후 오늘 아무 문제없다고 하고 MBC가 괴담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관계에 대해 일관성도 없고 자기반성도 없는 저런 언론들이 잘못한 것이고 그러기에 그들이 사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요즘 이명박 정부의 언론 방침에 대해 '괴담'이 떠돌고 있다. 정부 입맛에 맞게 언론에 재갈을 물리며 통제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번 PD수첩 제재조치는 이런 괴담을 현실화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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