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를 곁들이며 <윤도현의 러브레트> 마지막 방송을 시청했다. 맥주 1.6l 큐팩을 해치웠음에도 요즘의 내 주량만큼까지 차오르진 않았다.

어제부터 뭔가가 불만이다. 우울하기도 하고. 그 원인을 찾을 수 없으니 만만한(?) 국가에 시비를 걸어야겠다.

미네르바 사건. 사건이라고 할 거까지 큰 일이 됐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나에겐 충격적인 일이다. 미네르바는 다음 아고라에 경제와 관련한 글을 올리며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국가에서 그의 신원파악에 나서며 그를 압박했고,
그는 스스로 절필을 선언하였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에 나는 경악하였다. 자칭 민주주의라는 국가가 어떻게 언론의 자유를 압박할 수 있는지... 정부가 신원 파악에 나섰다는 것조차 경악할 일이고, 그 신원이 파악됐다는 것조차 경악할 일이다.

이와 관련해 많은 분들이 의견을 남겨주셨다. 그 중 내가 본 글 중 몇 개를 링크 걸어둔다.


capcold, 아고라의 경제논객 '미네르바' 은퇴선언

, 증시 저점 예상이 '미확인 루머'냐

정윤수, [11월 15일] 매카시의 관 뚜껑이 다시 열리나 - 조지프 매카시

다음날(14일) 뉴스에 이런 일이 오해였다고 떴으면 했다. 평소 하던 식으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오해고, 미네르바를 수사했던 건 오해였다고 언론에 뜨길 바랐다. 비록 '오해'란 말이 '그릇되게 해석하거나 뜻을 잘못 앎, 또는 그런 해석이나 이해'란 뜻이다. 즉, 제공자는 A란 의도로 말 한 것인데 받아들인 사람이 B로 해석한 것이라는, 받아들인 사람에게 책임을 무는 '고약한' 뜻이긴 하다. 그럼에도 오해라고 하길 바랐다. 그랬으면 적어도 정부에서 '아, 이건 아니구나'라고 생각은 했다고 여길 수 있으니깐.

그런데 아무런 뉴스가 없다. 미네르바가 절필했다는 것 외엔 뉴스가 없다. 미네르바가 나쁜 놈이었지만, 자기 잘못을 인정했으니 은혜를 베풀어 용서해주겠다고 밖에 난 이해를 못 하겠다.

현재 대한민국에 자유란 존재하는가. 말도 못 하고 글도 못 쓰게 하는 나라에 자유가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보고 싶은 글만 보는 것이 민주주의고 자유가 보장된 국가인가. 모르겠다. (버마가 아닌) 미얀마에선 가능할 국가일지도.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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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후 잠들었다. 다행히 비공개로 해놨었다. 잠에서 깨어나 혹시 공개로 해 논건 아닐까 어찌나 마음이 졸이던지. 다시 살펴보니 역시나 오타도 많고, 뭔 말인지 모를 내용을 적어 놨다. 마음은 멀쩡했다곤 하나, 몸은 이미 취해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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