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가입한 후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약 4년 반 전에 트위터의 골뱅이(@) 기능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멘션/답글이 타임라인에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관한 글이었다. 오늘은 이 기능과 리트윗에 대한 기능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한다.


 꽤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초면에 욕멘션 좀 하지 말아달라거나 구알티를 자제해주길 당부하는 트윗을 올렸다. 욕멘션은 "@누구누구 ㄱㅅㄲ" 등 처럼 상대방의 트위터 아이디를 넣고 욕설을 써서 트윗한 걸 말한다. 구알티는 "이런 기능이! RT @누구누구: 트위터 기능" 처럼 어떤 사람의 트윗에 덧붙여 트윗을 하는 걸 말한다.


 욕멘션이야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한다는 점에서 당연히 문제가 되고, 구알티도 많은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 이에 관해 며칠 전 짧게 트윗을 남긴 적이 있다.




1. 답글과 멘션


 먼저 트위터에서 정한 정의를 보자. 답글(댓글, 리플)은 트위터의 답글(Reply) 버튼을 눌러 쓴 글을 말한다. 그리고 멘션은 트위터 사용자의 아이디를 포함(@username)하여 쓴 글을 말한다. 물론, 답글도 멘션의 일부다.



저 답글 버튼을 눌러 쓰는 게 답글 기능이다.



 답글 포함, 멘션을 쓰는 사람은 어떤 생각이었는지 모르지만 많은 사용자는 멘션을 받으면 이 사람이 나와 대화를 하자는 걸로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원 트윗과 전혀 상관도 없는 내용의 답글을 보내오면 다소 당황하게 된다. 그래도 이건 ‘새 트윗 창에 내 아이디 쓰고 멘션으로 주기 귀찮아서, 혹은 기능을 잘 몰라서 답글로 달았나보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큰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위에서 말한 욕멘션과 멘션 기능의 낮은 이해에서 오는 것이다. 뭐, 상대방과 진짜 싸우고 싶어서 욕을 포함한 글을 보낼 수는 있다. 이건 보낸 자와 받는 자 둘의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서로 블락을 하건 싸우건 하며 풀어질 수 있다.


 그러나 마치 온라인 기사에 댓글을 달듯이 트위터 답글을 달면 멘션 받는 사용자로선 황당할 수밖에 없다. 이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가시면 최근에 벌어진 다음의 이야기를 보시길.





 답글 기능을 이용해서 글을 쓴 A에게, B가 왜 한우 봇에게 따지느냐 묻자 도리어 A가 반격(?!)하는 장면이다. 아마도 A는 한우 봇의 글을 기사처럼 보고 기사 댓글 달 듯 답글 버튼을 눌러 자기 의견을 썼을 것이다. 즉, 난 한우 봇에게 하는 얘기가 아니라, 글을 보고 내 의견을 트윗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내가 위에 쓴, 멘션이 상대방과 대화를 한다고 여겨진다는 것을 빼고 생각해보자. A는 멘션을 그런 기능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B가 마지막에 말했듯 ‘알림’이 온다는 것이다. 컴퓨터로만 트위터 하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도 있지만, 스마트폰 등의 기기를 이용하여 트위터를 하면 알림이 온다. 자기에게 멘션이 왔거나 자기 트윗이 리트윗되거나 관심글로 지정되면 알림이 온다. 그게 진동이 됐건, 소리가 나건, 화면에 알림 메시지가 나타나건, 알림이 온다. (물론 컴퓨터로 해도 멘션창이 더럽혀(?!)질 수는 있다.)

 ‘누가 나에게 말을 걸었지’하며 멘션창을 확인해봤는데 저런 생뚱맞은 내용이 있거나, 욕멘션을 받으면 어느 누가 기분이 좋겠는가. 트위터의 답글 기능은 온라인 기사나 인터넷 카페의 댓글과 다르다. 쓰는 본인은 그렇게 생각 안 할 지라도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사용하고 있다. 저런 식의 황당한 답글을 다는 사람은 멘션을 잘 안 받아봤거나, ‘이 사람이 그냥 기사 댓글 쓰듯 달아났나보군’하며 넘어가는 마음 넓은 사람이거나. 그러나 꽤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마음이 넓지 않다.




2. 리트윗과 구알티


 이 역시 트위터에서 정한 정의를 보자. 리트윗은 누군가의 트윗을 재전송하는 것이다. 이 기능은 내 팔로워들에게 해당 트윗을 공유할 수 있게 도와준다. 누군가의 트윗 앞에 RT를 붙여 트윗을 재전송하는 것은 트위터의 공식 기능은 아니다.



저 리트윗 버튼을 눌러 트윗을 전송하는 게 리트윗 기능이다.



 리트윗 기능이 트위터 처음부터 있던 기능은 아니었다. 그 전까지는 RT 등이 붙어  트윗이 되며 리트윗의 기능을 대신했다. 구(舊)알티라고 하는 이유이다. 구알티는 지금의 리트윗 기능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하다. 물론 아주 가끔 구알티 기능이 필요하기도 하고, (지금은 딱히 좋은 예를 찾기 힘들지만) 구알티를 이용한 웃긴 트윗을 보는 재미도 있다.


 그러나 보면 대부분은 무의미한 구알티가 많다. 이 역시 구알티를 쓰는 사람들이 답글과 마찬가지로 온라인 기사의 댓글처럼 여기며 사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구알티는 멘션보다 더 원작자에게 피해를 준다.

 구알티도 결국엔 원작자의 아이디가 포함되기에 멘션 형식이고, 원문자에게 알림이 가게 된다. 내용이 황당하면 황당할수록 원작자의 짜증 지수를 키우게 된다. 게다가 B가 A의 트윗을 구알티하고, 이런 B의 트윗을 본 많은 사용자들이 리트윗을 하게 되면 B 뿐만 아니라 A에게도 알림이 간다. 본인과 상관도 없을 수 있는 트윗으로 계속 알림 '공격'을 받게 된다. 만약 B가 팔로워가 엄청 많은 유명인이라면 엄청난 알림을 받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구알티를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정말 의미 없는 내용을 추가해서 쓴다는 것이다. 그리고 더욱 비극적이게도 몇몇 유명인이 이런 트윗을 종종 한다는 것이다. A가 "오늘 여의도 사람 엄청 많네요."라는 트윗을 올렸을 때 문제의 B는 다음과 같이 트윗을 한다. "! RT @A: 오늘 여의도 사람 엄청 많네요." "♥ RT @A: 오늘 여의도 사람 엄청 많네요." 별 내용도 없이 구알티를 하는 것이다. 저럴 거면 제발 그냥 리트윗을 하시라.

 구알티의 또 다른,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원문 훼손의 가능성이다.

 "RT @F: RT @E: RT @D: RT @C: RT @B:  RT @A: 오늘 여의도 사람 엄청..."
 
이런 식으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RT로 원문이 잘리게 되거나,

 "역시 오늘같이 날씨 좋은 날, 벚꽃 보러 많이들 놀러 나가는군.ㅠㅜ RT @A: 오늘 여의도 사람 엄청..."

이렇게 자기 말 많이 하다가 원문이 잘리거나,

 "뭔 소리야! RT @A: 오늘 여의도 사람 엄청 없네."

이렇게 악의적으로 원문을 수정할 수도 있다. 뒷내용이 잘리든, 악의적으로 훼손됐든, 저 트윗을 본 제 3자는 원작자에게 오해의 멘션을 보내게 된다. 이게 구알티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이유다. 자기의 의도와 상관없이 욕을 먹거나 황당한 멘션을 받게 되는 것이다.




3. 대안

 어떤 트윗에 대해 (그 원작자와 대화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 혼잣말을 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다. 위에서 말한 문제 있는 멘션과 구알티가 대부분 이런 경우일 것이다.

 3 - 1. 리트윗 + 리)
 일단 해당 트윗을 리트윗해라. 그 다음 '리)'를 붙이건 '방금 RT'를 붙이건 해서 해당 트윗에 대해 쓰고 싶은 말을 써서 트윗하라.


 3 - 2. 해당 트윗 주소 붙이기
 위 3 - 1 방법의 경우, 딱히 리트윗을 하기 싫은 때도 있다. 그리고 리트윗을 했더라도 타임라인이 뒤섞이다보면 팔로워들이 뭘 리트윗한건지 잘 파악하지 못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해당 트윗의 주소를 붙여놓면 팔로워들이 편하게 볼 수 있다.

 트윗의 주소는 트윗의 날짜를 클릭하면 해당 트윗의 페이지로 이동하게 되므로 거기서 복사하면 된다. 혹은 몇몇 앱이나 프로그램은 트윗 주소를 제공해주는 기능이 있기도 하다.



이런 식으로 리트윗을 하고, 해당 트윗 주소를 붙여 넣는다.




 3 - 3. 캡처
 이렇게까지 할 사용자는 없을 거 같긴 하다. '팔로워들에게 트윗 주소를 클릭하게 하는 귀찮음을 주기 싫다'하는 사용자라면, 해당 트윗을 캡처해서 사진 파일로 첨부하라. (물론 이렇게 해도 원문 주소는 같이 남겨주자.) 캡처는 문제가 될법한, 그래서 삭제될 거 같은 트윗을 봤을 때 사람들이 원문 보관용으로 종종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대안들이 귀찮을 수 있다. 당연히 번거롭다. 그래도 남에게 피해주는 것 보단 훨씬 낫다. 남에게 피해를 주며, 욕 먹어가며 트위터를 할 일은 없지 않은가.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트위터에서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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