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3월, "중국이 달라이 라마와 대화하지 않으면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올림픽 참석에 앞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준비 종목이 있다면 중국은 금메달감"이라고 중국을 치켜세웠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서 이민우 기자는 중국 내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 때문에, 그리고 에어버스 비행기와 원자력 관련 시설을 중국에 팔아야 하기 때문에 사르코지가 입장 변화를 가져왔다고 보고 있다.

사 실 프랑스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티베트 사태 때문에 올림픽과 관련, 중국을 압박했다. 그러나 중국은 강경하게 나갔고,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을 놓칠 수 없는 많은 나라들은 압박 수위를 낮췄다. 정의로움을 중시하고 인권을 강조하는 듯 하던 서방 국가들이 결국 자국의 경제 이해관계 앞에서는 경제적 이득을 택함을 볼 수 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버마의 경우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버마는 현재 미얀마라는 국가 명을 갖고 군부 독재 치하에 놓여있다. 그리고 엄청난 인권 파괴가 자행되고 있다. 그러나 주요국들은 버마의 현실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오히려 군부를 도와주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는 버마 해안에서 가스를 개발했고, 러시아, 인도, 중국 등은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권을 얻기 위해 군사정권에 무기를 제공했다. 그리고 한국도 포탄 제조공장과 설비, 기술을 미얀마에 불법 수출했다. (참고 문헌 : 지식ⓔ 3 N.19 <현대국가> (pp.22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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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lt;b&gt;지식&lt;/b&gt;채널 &lt;b&gt;e&lt;/b&gt; 지음 | 북하우스 펴냄
21세기 한국인을 위한 쉽고 재미있는 지식사전 <지식 시리즈. 2005년 9월, EBS에서는 e 를 키워드로 한 자연, 과학, 사회, 인물 등 여러 분야의 다양한 지식을 다룬「지식채널 ⓔ」를방영하였다. 일주일에 세...

이런 모습을 보면 민주주의의 이행과 인권 확립은 꼭 필요한 것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민주주의와 인권은 강대국이 명분삼아 쓰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국가이거나 자원이 풍부하나 이를 잘 수출하려하지 않는 국가를 위협하기 위해 쓰는 도구처럼 말이다.

국제관계에서 선, 혹은 정의는 존재할 수 있을까? 착한 국가, 건전한 국가인 듯 보이려 애쓰지만 결국 그 가면 뒤에는 국익이라는 명분하에 다른 국가의 고통을 외면하는 현실 속에서 정의로움은 한낱 공허한 외침처럼 들린다. UN이 존재하고 세계의 많은 단체들이 인권을 위해 힘쓰지만, 결국 평화를 깨는 것은 국가다. 시민은 착해도 국가까지 착한 것은 아니라는 것인가. 선의를 향한 다수의 사람들 덕분에 그나마 세계가 이 정도로 버티고 있다고 보면, 비관 속에서 희망을 본다고 살 수 있을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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