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텔 로마노(Castel Romano) 아울렛을 가기로 정한 날. 내 캐리어가 더 이상 끌고 다닐 지경이 아니라 새로 사야했다.숙소 아주머니께서 전투하듯이 버스를 타야 된다고 했는데 처음엔 그 말뜻을 잘 이해 못 했다. 그런데 버스 타는 순간이 되니 이해가 됐다. 줄처럼 섰던 줄은 줄이 아니었고, 버스가 오자 아비규환이 되어 너도나도 버스 타겠다고 입구로 몰렸다. 몇 명만 타고는 버스가 다 차서 출발. 다음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모두들 불안해했다. 그리고 이렇게 엉망으로 타면 다음 버스도 과연 탈지, 아울렛 가서도 돌아올 때 이렇게 타다 제때 못 돌아오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 이러는 사이 다음 버스가 도착했는데 역시 엉망진창이었다. 간신히 버스 탑승. 피렌체의 더 몰처럼 좀 체계적으로 운행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피렌체 근교의 더 몰처럼 고가 명품만 있는 아울렛은 아니고, 바르셀로나 아울렛처럼 다양한 브랜드들이 크게 입점해있는 형태다. 개별 상점 크기로 보면 바르셀로나 아울렛보다는 파주 아울렛과 비슷한 듯.

 현금이 부족할 거 같아 현금 인출기로 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동생 체크카드마저 작동되지 않는다. 엄마와의 문자 연락 결과 한도 초과일 것으로 예상. 로마로 돌아가 시도해보고, 안 되면 다른 애들한테 빌려 뽑기로 했다.

 숙소에 들러 캐리어를 던져두고 3시에 만나기로 한 장소인 판테온(Pantheon)으로 걸어서 이동했다. 버스를 타려 했으나 일행이 별로 안 멀다고, 걸어가자고 하여 도보 선택.... 했으나 늦을까봐 빠른 걸음으로 이동. 다행히 서로 늦지 않게 판테온에서 만났는데, 5시 공항버스를 탈 예정이어서 앞으로의 예정을 생각하면 빠듯했다. 앞으로의 예정이라는 게... 최후의 점심 먹고, 근처 유명한 카페에서 슬러시 같은 에스프레소 먹고, 떼레미 역 근처 파씨(Fassi) 가서 젤라또 먹는 것 + 시간 되면 한국 가져 갈 커피 사기.



 판테온 근처 식당가 중 한 곳을 들어가 봤는데, 다행히 괜찮았다. 빵 위에 토마토를 얹힌 샐러드를 시작으로 봉골레, 해물 파스타 - 토마토소스일 줄 알았는데 오일 소스였다 -, 까르보나라, 치즈 피자를 홈 메이드 와인 한 병과 먹었다. 해물 파스타는 풍부해보였는데, 홍합 껍데기 때문인 것도 있다. 그거 배면 사실 면의 양은 봉골레보다 적은 거 같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으니 만족.



 시각 상 5시 버스 타기는 힘들 거 같아 45분 버스를 타기로 계획 변경. 동생 일행이 현금 인출을 하러 간 사이- 동생 체크카드 실패로 일행 카드를 이용해 인출하기로 했다. - 나와 남은 일행은 근처 카페(la Casa del Caffe Tazza d’Oro)로 가 그라니따 디 까페(granita di caffè)를 사기로 했다. 생크림 위에 에스프레소 슬러시를 얹고 다시 그 위에 크림을 덮는 형태이다. 크림만 먹으면 느끼할 거 같아 난 그냥 다 휘저어 섞어 먹었다. 애들은 크림 먹고 슬러시 먹고 한 모양.


<판테온>


<이 집에서>


<그라니따 디 까페 사먹음>


 서둘러 떼레미 역 옆 역 근처에 있는 파씨로 이동했다. 베네치아 광장 쪽으로 가서 버스 타고 콜로세움으로 가 지하철로 환승했다. 파씨에 도착했는데 사람 줄이 꽤 길었다. 시간이 불안했지만 먹기로 했으니 일단 갔다. 1.6유로로 세 종류를 선택할 수 있었다. 2유로면 과자까지 꼽아준다고 한다. 여기 진짜 풍부하게 주는구나.


<일 비토리아노(Il Vitoriano)>


<버스 기다리면서>


<지하철 타기 전 콜로세움 앞에서>


 받자마자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숙소로 걸어 이동했다. 트램이나 지하철 탈까 했다가 기다리느니 걷기로 했다. 40분 쯤 숙소 도착. 캐리어 짐을 다시 분배하여 역 앞까지 뛰어갔다. 간신히 도착.... 했으나, 그 뒤로도 사람이 꽤 타서 안정권. 드디어 동생 일행과 헤어지고 나만 남게 되었다.


<갈 때까지 아슬아슬하게...>


 원래 시간이 많이 남으면 포로 로마노 쪽을 가든지 바티칸 쪽을 다시 가든지 할 생각이었으나 저녁 시각까지 얼마 안 남아 근처 산타 마리아 마죠레 대성당(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으로 갔다. 로마 4대 성당 중 하나라고 하던데, 이런 수식어를 떼놓고도 웅장한 성당이었다. 내부는 성 베드로 대성당과 비슷하게 대리석 중심이었다. 스페인 성당이 금의 화려함이라면 이탈리아 성당은 다양한 색의 대리석의 치장이 특징이었다.











 좀 돌아보다가 할 것도 없어 근처 슈퍼에서 면도 젤과 맥주 한 캔을 사고 숙소로 돌아왔다. 원래 가려던 띠볼리(Tivoli)와 오후에 아주머니께서 추천해주신 오르비에또(Orvieto)를 찾아 비교해보고, 캐리어 짐을 옮기며 시간을 보냈다.


<UEFA 챔피언스리그 특별판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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