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쓰레기장, 소말리아

Posted 2011. 2. 27. 11:12

소말리아. 해적. 우리나라에서는 그동안 크게 관심 받지 않았던 주제였다. 굶어죽는 사람이 많은, 못 사는 나라의 대명사 소말리아. ‘아니, 무슨 요즘 시대에도 해적이 있어?’라며 존재 자체도 신기했던 해적. 그러나 올해 초 삼호주얼리호 군사 구출작전을 통해 이 두 단어, ‘소말리아 해적’은 우리에게 꽤 친숙한 말이 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그들을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르몽드 디플로마크에서 ‘누가 진짜 해적인가’라는 기사를 읽었을 때 나는 다소 충격을 받았다. 특히 이 대목에서이다.


... 평화유지군이 소말리아에서 철수한 뒤 유엔은 20년간 소말리아 전 해안을 라이선스 없이 운항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소말리아 해안을 각국의 선박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된 뒤부터, 유럽에선 t당 수십~수백 달러를 주면 소말리아에 불법 폐기물을 버릴 수 있게 됐다. 소말리아 인근 해안은 서구의 폐기물을 불법 투기하는 바다 쓰레기장이 되었고, 이 때문에 지금도 소말리아 사람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병을 앓고 있다. 소말리아 앞바다에 버려진 폐기물에는 방사능 폐기물도 포함돼 있어, 실제로 심각한 국제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


현대에 들어와 영해는 국토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 소말리아에는 그 개념이 없다. 자기 영해가 다른 나라의 쓰레기장이다. 게다가 주민은 피부병까지 앓고 있다고 한다. 어처구니없고 말도 안 되는 일이 소말리아 앞바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소말리아가 이렇게 된 대에 대한 시발점은 여느 아프리카 다른 국가와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내전 -> 미국 등의 외세 개입 -> 별 소득 없이 외세의 퇴진. 그리고 소말리아는 이 상황이 가장 최악으로 번진 현실이 돼버렸다.


에 나온 소말리아 역사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991년 독재체제가 무너지고 미국과 소련의 지원을 받은 군벌이 등장하며 내전이 발생한다. 1992년 UN 평화 유지군이 들어오지만 블랙 호크 다운 사건의 실패를 경험한 이들은 1995년 철수한다. 소말리아에 남겨진 엄청난 무기, 그리고 국제사회의 방치, 소말리아 군벌과 재벌의 국가 장악. 이러한 과정을 거처 소말리아는 국제 사회가 공인하는 가장 최악의 실패 국가가 된다. 그리고 절대 빈곤 국가이다.


우리는 범죄자의 딱한 사정을 들으면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없게 된 사회 구조 모순을 파고들게 된다. 소말리아 해적도 그런 관점에서 봐야하지 않을까 한다. 해적이 다른 국가 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막아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현재 있는 해적을 소탕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거 같지는 않다. 소말리아의 현실은 해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자국민 보호를 위해서라도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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