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
감독 마크 웹 (2009 / 미국)
출연 조셉 고든 레빗, 조이 데이셔넬, 패트리샤 벨처, 레이첼 보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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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회사의 카피라이터 탐과 사장의 여비서로 들어온 썸머가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그린 영화입니다. 시간 순이 아니라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뒤섞인 500일의 이야기 구성이 흥미로웠습니다.

탐은 썸머와의 관계를 연인의 관계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그러나 썸머는 그런 관계 규정을 부담스러워하죠.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썸머는 새로운 사랑을 찾고 먼저 결혼을 하게 되죠. 나쁘게 보면 이 사람이 진짜인지 간 보는 거 같기도 하지만, 어쩌면 썸머는 사랑의 실패를 두려워 한 겁쟁이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곁에 있는 사람이 사랑이 아니라고 느껴지면 점점 마음이 멀어지고, 결국 이별을 하게 되겠죠. 둘이 동시에 이런 마음을 느낀다면 불행 중 다행일 수 있겠지만, 다른 한 쪽은 아직 사 랑에 빠져있다면 좀 더 힘든 경우가 되겠죠. 아직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은 상대방이 마음이 멀어진 걸 알게 되면 왜인지 이유를 물으려 하죠. 자신이 뭘 잘못했나, 어디서부터 잘못됐나 생각하게 되고, 현실을 부정하게 되고... 파자마 차림으로 매장에서 물건을 사고 폐인처럼 지내던 주인공 탐의 모습처럼 말이죠.

영화 후반부에서 탐과 썸머는 탐이 좋아하는 장소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게 됩니다. 여기서 썸머는, 탐에게는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이별의 이유를 말해주죠. 대사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결국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넌 사랑이 아니었다고.

사랑인 지 아는 건 언제 깨닫는 걸까요? 영화 마지막에서 탐은 면접장에서 한 여인을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지려 하죠. 이처럼 사랑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건가요. 그렇게 따지면 탐은 썸머를 처음 봤을 때도 사랑에 빠졌는데... 아니면 좋아서 만나다보니 이 사람이 진짜 사랑이라고 깨닫게 되는 걸까요. 그렇다면 이건 어떻게 판별할 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연애 도중이거나 결혼 생활 중에 권태기를 느낄 수 있잖아요. 사랑이 아닌 거와 권태기는 구분 가능한가요?

많은 질문을 던져준 영화였네요. 그리고 또 하나! 음악은 완전 좋았어요. 비록 평소에 잘 알고 즐겨 듣던 뮤지션의 음악은 아니었지만 영화와도 잘 어우러지면서 듣기 좋았어요. 탐과 썸머를 처음으로 연결시켜준 매개체인 The Smith의 음악도 다시 떠올리게 됐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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