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Posted 2011. 7. 11. 00:04
나는 내 의견을 말하는데 익숙하지 않다. 항상 뒤로 숨으려 하고 내 의견을 제시하는 걸 꺼려한다.

이는 좋게 포장하면 남을 존중한다고 볼 수 있다. 나는 별 상관없어, 니가 하잔 대로 할게. 나 개의치 말고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러나 이는 방어기제이다. 다툼, 충돌을 피하려는.

그러나 이런 자세가 문제다. 의견을 나누는 것을 다툼이나 충돌로 여긴다는 게 내면에 있다는 뜻이다.

초, 중, 고, 대학교에서 토론 수업을 많이 한 것도, 아니 거의 하질 못했고 그러기에 의견을 나눈다는 것에 익숙지가 않다. 이렇게 말하면 마치 학교교육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 같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이런 모습이 더 지기 싫어하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이들과 논쟁을 할 때 내가 설득할 능력이 떨어져서, 그러면 지게 되는 걸까봐 아예 싸움을 피하는 것.

왜 싸우면 진다고 생각할까. 이는 무지해서이다. 내 의견에 대해 확실히 안다면 의견을 피력하는 데 당당하고 논쟁이 붙어도 계속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 꼭 이기는 것이 아니더라도, 내가 잘못 됐다면 이를 수정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을 진데 이는 거기에 대해 알지 못하면 할 수 없는 것이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다. 많은 것들을 생각했어도 바로바로 글을 못 쓰는 것. 이는 바로 거기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식이 없어도 글로 쓴 후 배우면 되는데 이러질 못한다.

생각했다는 것도 악플러 수준의 댓글 정도 밖에 안 되니 내세우기 부끄럽고, 내세워도 다른 악플이 달릴까, 악플이 아니어도 지적을 당할까 두려운 것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글을 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쓸 것이다. 자기 수양을 위해, 이런 태도를 고쳐나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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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글은 과거(2008/11/03)에 써놓고 비공개로 남겨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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