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에 관해 요즘 드는 생각

Posted 2010. 7. 12. 23:25

3천만 원짜리 자동차가 있다고 하자. 이 차를 사려고 봤더니 후방 카메라 기능을 갖춘 내비게이션은 백만 원 정도 더 지불해야 하는 옵션이다. 또한 선루프도 백만 원 정도 하는 옵션이다. 시트를 다른 재질로 바꾸려 했더니 30만 원 정도 더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옵션들을 그냥 해달라고 자동차 판매원에게 요구할 수 있을까?


요구는 할 수 있다고 본다. 저기서 몇 개라도 건지면 좋은 거고, 제 가격보다 싼 가격에 해주겠다는 조건을 얻어내도 좋은 거다. 안 된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거고, 판매원을 욕할 수는 없다.


9시부터 6시까지 일하는 회사가 있다고 하자. 점심시간 한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 8시간을 일하는 꼴이다. 이 회사에 다니는 홍길동이 11시까지 시간 외 근무를 했다고 하면 초과 근로에 대한 수당을 받을 수 있을까? 10시까지 일을 했다면? 9시는? 8시는? 더 줄여서 6시 반은?


(내가 생각하는 다른 많은 사람들은) 11시나 10시는 받아야 된다고 생각할 거 같고, 9시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할 거 같다. 그런데 7시나 8시면 ‘받기 애매하고,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나’라고 생각할 듯 하고. 6시 반은, ‘장난 하냐. 그런 건 그냥 넘어가라, 매정하게 그런 걸 따지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내가 아직 세상 물정을 몰라서 이런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리고 아직 법적으로 저게 가능한지 자세히 찾아보지는 않은 상태다. 이런 상태에서 순진무구한 내 생각을 밝히자면, 단 1분에 대해서도 추가 수당을 받아야 된다는 것이다.


내 노동을 바로 상품 가치로 전환해서 물건처럼 따지는 게 좀 서글프긴 하지만, 회사와 계약을 할 때 어차피 내 노동력을 대가로 하지 않았나. 위에서 말한 자동차를 예로 비유하자면, 내가 30분을 그냥 일해주면 회사 입장에서는 좋은 거고, 내가 수당을 받겠다고 하면 그 상품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고 본다.


사용자는 자기 제품 값 내리는 데는 그렇게 인색하면서 왜 남의 상품(?!)은 그리도 쉽게 가져다 쓰는지.


논란이 있을 것 같기도 하고, 그 이전에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한 소리 들을 거 같기도 하지만, 아직 세상/사회와 법을 모르는 상태에서 내 생각을 적어둔다.


그런데 계약서에 몇 시부터 몇 시까지 근무하기로 쓰여 있었던가? 그리고 왜 계약서는 다시 회수해가는 거지? 복사라도 하거나 해서 회사랑 근로자 모두 갖고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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